"김정은 열차, 블라디 지나 북행"...내일 북러 정상회담?
[앵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용열차로 러시아에 진입한 뒤 연해주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 측은 대북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모든 이슈가 논의될 수 있다고 했는데, 무기 거래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지 관심이 쏠립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수현 기자!
[기자]
통일외교안보부입니다
[앵커]
김 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 장소로 이동 중인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어디쯤입니까?
[기자]
지금까지 북한 측 발표와 우리 국방부, 그리고 러시아와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요.
김정은 위원장은 그제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해 오늘 새벽 러시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러 접경 지역에 있는 러시아 하산역을 거쳐 연해주 라즈돌나야 강 철교를 건너 북쪽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유력 행선지로 꼽혀온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북쪽 또 다른 지역, 하바롭스크주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보스토크에는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도착했는데 정상회담 지원을 위한 북측 인력이 탑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다른 지역을 먼저 방문한 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고지도자 동선을 노출하는 문제에 매우 민감한 만큼 출발 보도 외에 세부 상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에 군부 핵심 간부들이 동행했다며 출발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군 서열 1~2위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최선희 외무상, 오수용·박태성 당 비서가 보이고요.
재래식 포탄 생산과 관련 있는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도 포함됐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대면 회담은 2019년 4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4년 5개월 만에 정상 외교를 재개하는 겁니다.
4년 전 회담 당시에도 김 위원장은 평양부터 블라디보스토크까지 1,200㎞에 달하는 거리를 20여 시간에 걸쳐 전용 열차로 이동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러 정상회담, 언제 열릴 것으로 예상되나요?
[기자]
현재로서는 블라디보스토크가 유력해 보이지만, 크렘린궁은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수일 내 열릴 것이고 밝혀 다른 장소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극동은 주로 블라디보스토크과 연해주 지역, 하바롭스크, 보스토니치까지 아우르는 곳을 뜻합니다.
우리 정부는 내일(13일) 동방경제포럼이 끝난 뒤에 북러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핵심 의제는 무기 거래와 연합훈련 등 군사 협력 방안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첨단 핵 기술을 이전하는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크렘린궁은 양측이 양국 관계와 역내·국제 정세를 논의할 것이고 미국의 무기거래 경고는 자신들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또 외화벌이를 위해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을 늘리는 문제, 러시아의 대북 식량 지원 논의도 예상해볼 수 있는데요.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모든 이슈가 논의 대상이라며 식량 지원은 안보리 결의에서 제외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북·러 밀착 양상에 외교부는 북한과의 무기 거래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하고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해왔는데요.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YTN에 출연해 러·북 관계가 안보리 결의의 취지와 한반도 평화·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는 정부 입장을 러시아 측에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북한과 일정한 선을 넘는 협력에 나선다면 한러 관계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돼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성사된 북러 정상의 이번 만남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국제 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통일외교안보부에서 YTN 조수현입니다.
YTN 조수현 (sj10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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