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항암제 '고공성장'…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김유림 2023. 9. 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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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반기 매출 첫 1천억 돌파
림프종 등 희귀 항암물질 임상
바이젠셀에 재무적 투자자 참여
세포치료제 등 6종 신약 개발 중
보령 예산캠퍼스에서 한 직원이 항암제 생산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보령 제공

보령이 항암제 사업의 고공 성장과 함께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항암제 시장점유율 1위의 입지를 더욱 굳혀가겠다는 포부다.

 ○항암제 명가로 자리매김

보령은 올해 상반기 항암제 사업에서 106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8% 성장한 수치로, 반기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도 보령은 전년 대비 61% 성장하며 16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같은 고공성장의 비결은 전문화된 인력과 다양한 포트폴리오다. 보령은 국내 유일의 ‘부문급’ 항암제 조직을 구축했다. 합성의약품에서부터 바이오시밀러, 항암보조 치료제에 이르는 다양한 항암 관련 품목 구축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최근에는 보령만의 독특한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통해 젬자, 알림타 등 글로벌 항암제를 자산화해 매출과 수익성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LBA란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독자 신약 개발도 ‘속도’

보령은 이러한 항암제 고공성장을 바탕으로 자체 항암제 신약 개발을 통해 ‘항암제 리딩 컴퍼니’로 다시 한번 도약을 이뤄나갈 방침이다.

현재 보령은 ‘BR101801(프로젝트명 BR2002)’이라는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BR101801은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인자인 PI3K 감마, PI3K 델타, DNA-PK를 동시에 3중 저해한다. 치료 후 재발 또는 불응하는 말초 T세포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에 있다.

희귀암인 말초 T세포 림프종은 악성림프종의 하나로 진행 속도가 빠르고 치료에 대한 반응률이 낮다. 재발률도 68% 달해 사망률이 높은 질병임에도, 그동안 제한적인 치료옵션으로 새로운 치료제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미충족 의료 수요 해결하기 위한 차원에서 BR101801은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 BR101801은 재발 또는 불응성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완료 예정이다. 앞서 임상 1a상에서 총 9명의 말초 T세포 림프종 환자 중 1명에게서 완전관해, 2명에게서 부분관해를 확인하며 그 효능을 입증한 바 있다.

현재까지 재발 또는 불응성 말초 T세포 림프종 환자들을 위한 2차 표준 치료 방침이 없는 상황에서, BR101801의 우수한 임상적 효과가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령은 BR101801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만큼, 임상 2상 완료 이후 제품 조기 출시를 위해 후속 임상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봉석 보령 신약연구센터장은 “국내외 희귀의약품 지정으로 말초 T세포 림프종 치료제 개발의 시급성과 BR101801의 임상적 우수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신속한 후속 임상을 통해 제한적인 치료옵션으로 고통받는 말초 T세포 림프종 환자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항암제 6종 개발

보령은 오픈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관계사를 통한 항암제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보령은 2016년부터 면역세포치료제 전문기업인 바이젠셀에 재무적 투자를 이어왔다. 바이젠셀은 국내 최초·최다 T세포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바이젠셀은 항원 특이 세포독성 T 세포를 이용한 맞춤형 T세포 치료제 바이티어, 범용 면역억제 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인 바이메디어, 감마델타 T세포 기반 범용 T세포 치료제 바이레인저 등 3종의 자체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현재 6종의 신약을 개발 중이다.

그 가운데 가장 빠른 파이프라인은 NK/T 세포 림프종 치료제 ‘VT-EBV-N’이다. 올해 5월 환자 등록을 완료하고 임상 2상이 본격화됐다. 2019년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만큼, 2상 완료 후 조건부 품목허가를 취득해 조기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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