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 ·글로벌 경기 둔화에 2분기 기업 매출액 뒷걸음질

이윤주 기자 2023. 9. 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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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올 2분기 국내 기업들의 성장·수익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됐다. 기업의 매출액이 코로나19 발생 충격이 컸던 2020년 2분기 이후 3년만에 가장 큰폭 뒷걸음질쳤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세계 경기 둔화로 수출품 가격과 운임 등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2일 공개한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2962개 가운데 3979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3% 감소했다. 올 1분기 매출액 증가율이 0.4%로 제자리걸음한데 이어 2분기 들어서는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친 것은 2020년 4분기(-1.0%) 이후 처음이며 감소율은 2020년 2분기(-10.1%) 이후 가장 컸다.

제조업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매출 감소폭(-6.9%)이 1분기(-2.1%)보다 더 커졌다. 특히 석유화학 업종은 주요 생산국의 설비 증설, 전세계 성장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수출액이 줄면서 매출액이 17.1%나 줄었다. 기계·전기전자 업종도 IT(정보기술) 경기 부진 및 서버 수요 약세로 반도체 수출이 부진하면서 매출이 15.4% 감소했다.

비제조업의 매출 증가율도 1분기 3.6%에서 2분기 -0.7%로 하락 전환했다. 컨테이너 운임지수 하락 등의 영향으로 운수(-14.8%) 업종의 하락폭이 컸다.

기업들의 외형을 보여주는 매출액 뿐 아니라 수익성 지표도 뚜렷하게 나빠졌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2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3.6%)은 작년 2분기(7.1%)의 약 절반에 불과했다. 특히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2분기 8.6%에서 올해 2분기 2.9%로 큰폭 떨어졌다. 전체 기업의 세전 순이익률(6.0%) 역시 1년 사이 1.2%포인트 낮아졌다.

세부 업종 중에서는 제조업 가운데 기계·전기전자(12.1%→-1.6%)와 서비스업 중 운수업(15.8%→8.7%), 건설업(6.5%→3.3%)의 이익률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해운 운임 하락, 건설현장 붕괴 재시공에 따른 영업손실이 영향을 미쳤다.

재무 안정성 지표를 보면, 전체 기업의 2분기 부채 비율(90.8%)은 1분기(95.0%)보다 낮아졌고, 차입금 의존도(26.0%)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12월 결산법인은 미지급 배당금을 (장부상) 부채로 잡아놓기 때문에, 2분기 배당금이 지급되면서 부채비율이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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