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연 12조 규모' 항공결제 서비스 순항

한우람 기자(lamus@mk.co.kr) 2023. 9. 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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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에 설치된 IATA 창구 모습.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2027년까지 '국내 은행 기업금융 1위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성장산업을 중심으로 금융 공급에 적극 나서 기업금융의 명가를 재건하겠다는 포석이다. 우리은행이 추진하는 새로운 기업금융 수익 모델 중 하나는 바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항공결제 시장이다. 항공업과 제휴를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는 전략이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에는 '항공기'가 그려진 창구가 있다. 연 12조원 규모 항공요금 결제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IATA 창구다. 지난해 6월 신설된 IATA 창구는 항공결제대금 정산업무를 전담으로 처리한다. IATA는 전 세계 하늘길을 연결하는 민간항공사의 운임을 결정하고 이를 정산하는 한편 위험물 항공운송 인증 등 다양한 업무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 국제기구다. 전 세계 120개국 300여 개 항공사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IATA는 회원사의 항공운임 정산과 결제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주요국별로 IATA 정산은행을 지정한다. 한국의 IATA 정산은행으로 지정된 우리은행은 은행과 IATA 시스템을 연결하는 정산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항공결제대금 집금과 대사를 거쳐 항공사로 운임요금을 정산해준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결제대금 정산에 참여하는 여행사, 항공화물 대리점과 항공사에 다양한 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당초 IATA 한국 정산은행은 하나은행이 지난 32년간 철옹성처럼 유지해왔다. 옛 외환은행 시절부터 이어져온 시스템 안정성 덕분이다. 그러나 IATA가 2019년 한국 내 정산은행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정산 시스템 운영 노하우가 전혀 없던 우리은행은 관련 정보 입수 과정의 어려움이라는 벽을 뚫고 2021년 6월 새로운 정산은행으로 선정됐다. 연 12조원에 달하는 국내 항공결제대금 정산업무를 수행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지난해 6월부터 IATA 창구를 운영하며 형성된 안정성과 신뢰는 거래처 확대로 연결됐다. 국내외 항공사, 중소형 여행사, 항공화물대리점 등 연관 업종 기업들이 신규 거래처로 유치됐다. 지난 1년여간 유치한 신규 거래 기업만 370개에 달한다. 정산은행 업무 수행 과정에서 자금 운용 수익, 외화송금 수수료 수익 등을 챙기며 비이자이익 강화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정상화 과정에 있는 항공 수요가 확대되면 이 같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더 나아가 IATA 항공결제시장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금융사와 지급보증 연계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외국 항공사가 국내에서 쉽게 항공권을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편 항공화물 결제대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우리카드와 협업에도 나서고 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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