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온 쓰레기" 폭언 항의 눈감던 이재명…태영호 "단식걱정했더니 뒷말 조롱에 징계?"
"눈앞서 찍소리 못한 明, 끌려나가자 '저래도 못 살아' 비아냥, 의원들 맞장구"
"탈북민에 '쓰레기' 北정권 언어 써놓고 반성없어"…與 "단식장 성역인양 린치"
국회 대정부질문 도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어"(박영순 의원) 등 막말에 항의하려 닷새 전 이재명 당대표의 단식농성장을 항의방문한 '탈북 고위급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12일 민주당은 오히려 국회 윤리위 징계 추진을 예고했다.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7년간 비협조 등 북한인권법 사문화 비판에 '탈북민 비하'로 맞받았다는 논란을 소모적 정쟁으로 벗어나려는 모양새다.
태영호 의원은 이에 "앞에선 찍소리도 못하고"라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적반하장, 후안무치한 행태에 할말이 없다"고 입장문을 냈다. 태 의원은 "요 며칠 사이 민주당은 '쓰레기'라는 막말로 수세에 몰리자, 이를 뒤집어 보기 위해 '제가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막무가내로 찾아가서 행패를 부리며 소란을 피우고 갔다'는 무뢰배 프레임을 씌우기에만 급급하다"며 "자신들의 막말과 잘못된 행동에 대한 반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6일 대정부질의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질의자로 나선 본인에게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어' '빨갱이' '부역자' 등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퍼부어 이에 '말 조심해'라고 항의하는 저에게 오히려 손가락질을 했다며 고성을 질렀다"면서 "상대방을 악마화해 위기에서 벗어나 보려는 꼼수만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에게 막말을 한 박영순 의원에 대한 징계와 제명은 당대표인 이 대표가 책임질 일"이라며 "사전에 방문을 알렸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단식 중이니 만나서 입장문만 전달하고 가겠다'는 본인을 막아선 것도, 이 대표에게 말하는 저의 등을 밀고 팔을 잡아 폭력적으로 끌어낸 것도 민주당 의원들"이라며 "이 대표는 비겁하게도 제 앞에서는 아무 말도 없이 눈만 감고 조용히 듣고 있다가 제가 끌려나가자마자 '엄청 억울했나보다', '저래도 (총선 공천에서) 못살아 남을 것 같은데'라며 비아냥댔다. 옆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도 맞장구치며 조롱했다"고 분노를 표했다.
특히 "아무 말도 없던 이 대표를 보며 '단식으로 말할 힘도 없는 것 아닌지' 잠시나마 걱정한 제 자신이 무안해지는 순간이었다"며 "오늘 저에 대한 민주당의 윤리위 징계는 민주당이 탈북민에 대해 퍼부은 '쓰레기'란 막말에 대해 반성할 생각이 전혀 없단 걸 뜻한다. '북한 당국의 탈북민에 대한 막말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북한주민들을 위한 북한인권법을 7년 째 무력화하는 민주당과 이 대표는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이날 강민국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막말을 쏟아낸 건 괜찮고, 이에 항의하기 위해 이 대표를 찾아가면 대역죄인가. 이젠 하다 하다 단식쇼 중인 '당대표 심기 경호용' 징계안까지 제출한다는 민주당"이라며 "태 의원이 도대체 어떤 행패를 부렸단 말인가. '박 의원의 막말에 당 차원에서 조치를 취해달라'는 의사를 전하러 간 태 의원을, 도리어 몰아세우고 밀쳐낸 건 민주당 의원들 아니냐"고 가세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쓰레기' 막말도 모자라 민주당 관련 인사들이 단체로 (북한 체제를 탈출한 인사에게) '공산주의자','빨갱이' 등 원색적인 욕설을 퍼부은 것이야말로 폭력, 집단린치다. 그도 모자라 단식쇼장이 마치 신성불가침 구역이라도 되는 듯 궤변을 늘어놓으며 징계를 운운하니, 절대왕정 시대에 왕을 모시며 심기 보좌를 하는 호위무사의 모습"이라며 "이 대표 심기 보좌하기 전에 국민 심기부터 좀 살피시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민주당에 "의정 활동 중에 코인 투기를 하며 국민 분노를 초래한 김남국 의원이나, 반국가 행위를 자행(일본 조총련 등 주최행사에 '남측 대표단'으로 참석한 사건)한 윤미향 의원에 대한 징계부터 처리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민주당 탈당·출당 무소속' 인사들의 비위 논란을 상기시켰다. 앞서 민주당에선 이날 김한규 원내대변인이 "국민의힘에서 먼저 우리당 의원(박영순)을 상대로 징계안을 제출했다"며 "실제 문제의 근원이 태 의원"이라고 징계 추진 이유를 들었다.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태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제1야당을 적대세력으로 비난하고, 단식 중인 제1야당 (대표를) 찾아가 행패를 부리고 소란을 피우고 갔다"며 "태 의원의 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우리 당은 징계를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태 의원은 6일 대정부질문 당시 "북한 인권문제 가해자이자 폭압자, 김정은 편을 들면서 북한인권 문제만 나오면 입을 닫고 숨는 민주당은 '민주'라는 이름을 가질 자격도 없다"며 7년간 북한인권재단 이사추천 불발에 "이런 것이 바로 공산 전체주의에 맹종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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