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 중독 경고등…"주식·채권 최악 시나리오"

김정남 2023. 9. 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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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재정 중독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가 지금은 탄탄해 보이지만, 이것은 지속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의 경고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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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먼 "술 취한 선원들처럼 재정 퍼부어"
야데니 "美 재정적자 비정상…시장에 최악"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뉴욕=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재정 중독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가 지금은 탄탄해 보이지만, 이것은 지속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의 경고까지 나왔다.

다이먼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금융 컨퍼런스에서 “현재 소비자들이 강하다고 해서 지금과 같은 호황이 몇 년간 지속할 것이라는 의미로 본다면 큰 실수”라며 “중앙은행들이 양적긴축(QT)을 통해 유동성을 억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세계 각국 정부는 ‘술에 취한 선원들처럼’ 재정을 퍼붓고 있다”고 밝혔다고 CNBC는 전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사진=AFP 제공)

그는 “탄탄한 소비와 임금 상승이 현재 미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지만 앞으로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월가 주요 기관들이 올해 경기 침체 전망을 속속 철회하는데 대해서는 “기업들이 현재의 결과만 보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좋다고 느낀다”며 “그러나 이런 상황은 바뀔 수 있고 모든 것에 대한 완전한 효과가 12~18개월 뒤에 어떻게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지금은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뿌린 돈 때문에 경기가 예상보다 잘 버티고 있지만, 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게 다이먼 회장의 진단인 셈이다.

미국 예산관리국(OMB)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120.65%를 기록했다. 2020년 2분기(134.8%) 등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미국 경제가 빚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인용한 비영리단체 ‘책임감 있는 연방예산 위원회’ 자료를 보면, 2023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2조달러(약 2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적자 폭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는 뜻이다.

다만 미국 가계들이 돈을 많이 써 저축률이 줄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 경제분석국 집계를 보면, 지난해 가계 저축률은 3.6%로 지난 2020년(16.8%), 지난해(11.8%)와 비교해 큰 폭 줄었다. 2007년(3.4%) 이후 최저다. 지난 2년여간 가계가 소비를 확 늘린 탓에 저축 여력이 점점 줄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올해 월별 저축률은 3~4%대로 여전히 낮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버팀목이다. 이같은 저축률 하락이 이어지면 소비 위축으로 미국 경기가 하강할 수 있다. 그러나 다시 미국 정부가 경기 침체를 막고자 돈 풀기 규모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

다이먼 회장은 특히 “은행들은 역사적으로 낮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으로 수년간 대출에서 과도한 수익을 냈다”면서도 “부동산과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일부에서 압박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은행들이 대출 여력이 크다는, 즉 돈이 많다는 점 역시 재정·통화 당국의 돈 풀기 중독과 직결돼 있다.

다이먼 회장뿐만 아니다. 야데니 리서치는 이날 투자 메모를 통해 “미국 연방 재정적자 규모가 비정상적으로 크다”며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고 실업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을 때 연방 적자가 증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이어 “이는 경제 전반 외에 주식과 채권 투자자들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했다. 연방 적자가 심화할 경우 채권금리 추가 상승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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