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7년 피해자 “선생님들 덕분에 무사히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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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피해 이후 등교를 두려워하거나 자살·자해 충동을 느낀 학생이 지난해보다 10% 넘게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선희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 본부장은 "현재 제도가 가진 구조적인 문제 속에서 교사는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책임은 있으나, 적극적으로 관여해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피해 학생 보호와 가해 학생 선도, 갈등의 조정과 해결을 위한 교권 확립은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학교 교육 역량 회복의 중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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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해결 위해 교사 권한 확립 필요” 강조
학교폭력 피해 이후 등교를 두려워하거나 자살·자해 충동을 느낀 학생이 지난해보다 10% 넘게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학교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선 교사의 권한 확립 등 학교가 갈등 해결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폭력 예방·피해지원 단체인 푸른나무재단은 12일 서울 서초구 재단 본부에서 ‘2023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재단이 지난해 12월19일부터 올해 2월28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생 7242명과 교사·학부모·변호사 27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 학생 중 6.8%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이 7.7%, 중학생이 6.4%, 고등학생이 4.9% 순이었다. 피해 유형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사이버폭력이 25.8%로 1위를 차지했고, 언어폭력(19.9%), 괴롭힘(10.4%)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를 경험한 학생의 98%가 사이버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학교폭력은 3~4개의 유형이 복합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피해 학생 1명이 경험한 학교폭력 유형 수가 2018년 1.8개에서 2022년에는 3.8개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자살·자해 충동 경험에 대한 응답은 전년(26.8%)보다 크게 늘어난 38.8%로 조사됐는데, 피해 학생들은 ‘가해 학생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 ‘부모와 교사의 도움’을 학교폭력 피해 극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꼽았다.
재단은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교사의 권한 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선희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 본부장은 “현재 제도가 가진 구조적인 문제 속에서 교사는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책임은 있으나, 적극적으로 관여해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피해 학생 보호와 가해 학생 선도, 갈등의 조정과 해결을 위한 교권 확립은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학교 교육 역량 회복의 중심”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 김수연(가명·24)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던 건 당시 교내 위클래스 상담선생님과 생활부장 선생님 덕분”이라며 “당시에는 몰랐지만 최근 교사분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깨달은 것이 있다. 학생들의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적극적인 보호를 받으며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어야 학생들이 행복한 세상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재단은 학교 안에 학교폭력 대응을 위한 ‘팀 접근법’ 체계를 구축해 담임교사의 초기 대응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학교전담경찰관(SPO), 심리상담가 등 전문가 배치를 통해 교사 혼자가 아닌 팀 단위로 학교폭력에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재단은 △학교폭력 책임 교사 현황 파악 △교원 양성 과정에서 학교폭력 전문 교육 확대 및 의무화 △학교폭력 관련 주무부처 규모 및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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