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예권 "수액 맞으며 녹음한 새 앨범, 가슴 아프지만 애착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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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는 제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작곡가입니다. 라흐마니노프를 생각했을 때 제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음악을 앨범에 담았습니다."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선우예권(34)이 3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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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는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작곡가"
23일부터 전국 11개 도시서 리사이틀 투어
"관객 마음과 함께 하는 앨범·공연 되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라흐마니노프는 제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작곡가입니다. 라흐마니노프를 생각했을 때 제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음악을 앨범에 담았습니다.”
12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우예권은 “만 15세에 미국으로 처음 유학을 떠났는데, 음악을 어떻게 듣고 느끼고 표현해야 하는지 전혀 생각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때 라흐마니노프를 처음 공부했고, 표현법을 키우며 성장했다”고 라흐마니노프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으로) 나 자신을 투영(reflection)해 제 본연의 모습을 증명하고 싶다는 뜻에서 앨범 제목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라흐마니노프를 대표하는 작품인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쇼팽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수록했다. ‘첼로 소나타 G단조 3악장’, 라흐마니노프가 편곡한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 ‘모스크바의 종’이라는 부제로 잘 알려진 ‘전주곡 2번’ 등도 함께 담았다. 선우예권은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처음 배운 라흐마니노프의 곡”이라며 “변주곡은 작곡가가 자신의 음악적 아이디어를 모두 담아 꾸며내는 장르라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컨디션이 많이 좋지 않았어요. 부비동염, 편도선염 등이 한꺼번에 왔죠. 통영국제음악당에 도착한 날 짐도 풀지 않고 바로 녹음실로 갔습니다. 첫째 날에는 녹음 도중 수액을 맞고 오기도 했어요. 컨디션이 100%가 아닐 때 녹음을 해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럼에도 무척 만족하는 앨범입니다.”
선우예권은 2017년 미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15회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린 연주자다. 또한 2012년 윌리엄 카펠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시작으로 센다이 음악 콩쿠르(2013년), 방돔 프라이즈(2014년),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2015년) 등 해외 유수의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 받았다.
최근 선우예권은 공연장이 아닌 무대에서 이색 공연을 펼쳐오고 있다. 2022년에는 유튜브 ‘오느른’ 채널의 시골집 앞마당 콘서트에 출연해 전북 김제의 한 시골 마을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2023 블루하우스 콘서트’에도 출연했다. 선우예권은 “어떤 공간이든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곳을 찾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전국 리사이틀 투어도 진행한다. 오는 23일부터 10월 20일까지 전국 11개 도시를 찾는다. 서울에서는 오는 10월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앨범에 수록된 라흐마니노프의 변주곡 2곡과 함께 브람스가 편곡한 바흐의 ‘왼손을 위한 샤콘느’, 바흐의 ‘건반을 위한 파르티타 2번’ 등을 연주한다. 선우예권은 “지난번 리사이틀은 코로나19 때문에 객석을 꽉 채울 수 없었는데, 이번엔 무대 밖에서도 사인회 등으로 관객과 직접 만날 수 있어 기대가 크다”며 “이번 앨범과 공연이 많은 이들의 마음과 함께 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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