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성폭행 살인’ 최윤종 “부산 돌려차기 보고 범행 계획”

이혜리 기자 2023. 9. 1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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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전부터 너클 구입·장소 답사
심리평가선 ‘욕구 충족 범행’ 분석
검찰, 강간살인 혐의 구속기소
서울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윤종이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영장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의 한 등산로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 폭행해 숨지게 한 최윤종(30)이 12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부장검사 김봉준)은 최씨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살인 혐의로 이날 구속기소했다. 최씨는 지난달 17일 오전 11시32분 관악구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목골산 등산로에서 여성 피해자를 성폭행하려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지만, 피해자는 지난달 19일 경부압박 질식에 의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받은 뒤 최씨의 주거지와 인터넷 검색·게임 채팅 내역을 압수수색하고 통합심리분석 등 보완수사를 했다. 그 결과 검찰은 은둔형 외톨이로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하던 최씨가 인터넷으로 성폭력 관련 기사를 보고 이를 모방해 범행 4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씨는 지난해 5월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의식을 잃게 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기사를 읽고 피해자를 기절시킨 뒤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에서 범행하기로 계획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4월 인터넷 쇼핑몰에서 범행도구인 철제 너클을 구입한 뒤 CCTV가 없는 범행장소를 물색했다. 최씨는 여러 곳을 범행 후보지로 정해두고 답사했고, 이번 사건이 발생한 등산로에는 사건 발생 전 6일간 두 번 찾아갔다. 검찰은 “범행장소는 사람이 다니는 등산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아래로 가파르게 경사진 지형으로, 통행하는 사람으로부터 범행을 은폐할 수 있는 장소였다”고 했다.

검찰은 최씨에게 피해자를 살인하고 강간할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최씨가 피해자를 성폭행하려고 너클로 머리를 수차례 때렸고, 피해자가 저항하자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3분 이상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최씨가 범행 이틀 전부터 휴대전화로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차지한다’, ‘인간은 기회를 잡아야 해’ 등 범행을 다짐하는 메모를 작성한 사실도 확인했다. 대검찰청의 임상심리평가 결과 최씨는 심신미약이 아닌 상태에서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분석됐다.

검찰은 “이 사건은 일상생활의 안전에 대한 심각한 불안과 큰 충격을 일으켰다”며 “강력범죄를 저지른 자는 반드시 검거되고 가장 중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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