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아시안컵 축구 예선, 한국이 카타르에 졌는데 공식 ‘무패’인 이유는? [알고봅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B조 예선이 창원축구센터에서 치러지고 있다. 카타르, 키르기스스탄, 미얀마와 한 조로 편성된 한국은 6일 카타르전에서 0-2로 지고 3일 뒤인 9일 키르기스스탄전에서 1-0으로 이겼다. 2경기까지 치러진 11일 현재 1승 1패(승점 3)로 2승(승점 6)을 한 카타르에 이어 2위가 돼야 정상이겠지만 AFC 공식홈페이지에 기록된 한국의 예선 성적은 1승 무패(승점 3) 1위다. 카타르는 승패 없이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왜일까.
○ 개최국은 자동출전, 개최국과의 경기는 ‘친선전’
카타르는 내년 4월 개막하는 ‘2024 AFC U-23 아시안컵’의 개최국이다. 월드컵 등 어느 축구대회든 개최국은 대회 출전권을 확보하기 마련이다. 예선을 치르지 않아도 카타르는 본선에 출전할 수 있지만 참가 팀들의 전력을 파악하고 실전 감각 등을 쌓기 위해 예선에 참가하기로 했다. 이전 대회의 모든 개최국들도 대개 비슷한 결정을 내려왔다. 카타르는 5월 열린 예선 조 추첨을 통해 한국 등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당시 대한축구협회는 “카타르와의 경기는 승패와 관계없다. 나머지 두 팀과의 경기 결과만 따지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졌지만 아시안컵 예선 공식결과로 반영되지 않아 한국은 1승 무패로 B조 1위에 자리할 수 있었다.
한국으로서는 운이 좋은 상황이다. 한국을 2-0으로 꺾은 카타르는 미얀마를 6-0으로 대파하는 등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만약 카타르가 아시안컵 본선 ‘개최국’이 아니었다면 2위로 밀릴 수도 있었던 한국으로서는 경우의 수를 따져야 했다. 이번 U-23 아시안컵 예선에는 43개국이 참가해 A조부터 K조까지 총 11개조가 있다. U-23 아시안컵 본선에는 16개 팀이 참가한다. 각조 1위 팀들이 본선 직행티켓을 획득하고 개최국에 돌아가는 자동진출권 1장을 빼면 진출권 4장이 남는데, 11개조 2위 팀들 중 승점, 골득실, 득점 등을 따져 상위 4팀에 출전권을 부여한다. 한국이 B조 2위였다면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도 1-0 신승을 거뒀던 상황이라 예선탈락의 수모를 겪을 수도 있었다.
○ ‘경기 수’ 다른데, 2위 팀들 순위는 어떻게 매기나
카타르의 경기는 예선 공식경기가 아닌 친선전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예선 참가국은 42개국이나 마찬가지다. 각 조마다 네 국가씩 편성됐지만, 마지막 조인 K조에는 투르크메니스탄, 인도네시아, 대만 3개 국가가 들어갔다. B조도 카타르를 빼면 한국, 키르기스스탄, 미얀마 세 나라가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네 국가가 있는 조들은 3경기를 치르지만, 세 국가가 있는 조는 2경기만 치른다.
국가 수의 불균형이 생기는 경우 AFC는 “조마다 국가 수가 다르기에 국가가 많은 조의 경우 조별 최하위 팀과의 경기결과를 빼고 승점을 계산 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U-23 대회가 아닌 성인 아시안컵 예선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독특한 규정으로 2년 전 극적인 일이 생긴 적이 있다. 당시 U-23 아시안컵 예선 A조의 시리아는 1차전에서 스리랑카를 상대로 5-0 대승을 거두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예멘(0-0), 카타르(1-1)와 모두 비겼고, 2승 1무를 거둔 카타르에 이어 조 2위가 됐다. 그래도 3경기에서 총 6골을 넣고 1골만 내줬기에 2위 팀 치고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J조에 있던 태국은 첫 경기에서 몽고와 1-1로 비긴 뒤, 라오스를 3-0으로 꺾고 말레이시아와 0-0으로 비겨 말레이시아(2승 1무)에 이어 조 2위가 됐다. 시리아와 비교하면 골득실, 득점 등이 밀렸다.
두 팀의 운명을 가른 건 ‘꼴찌 팀’이었다. A조 최하위는 스리랑카, J조 최하위는 몽골이었다.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스리랑카와의 전적이 사라진 시리아는 2위 팀들 간의 성적을 재조정할 때 2무, 골득실 0의 평범한 성적이 됐고, 승점이 1만 깎인 태국은 1승 1무(승점 4)로 2위 팀들 중 전체 1위로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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