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 행복한 것 직접 하는 게 건강 비결”···데뷔 10주년 맞은 ‘88세’ 세계 최고령 클럽DJ 스미코
“내가 하고 싶은 것,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면서 할 수 있는 것을 끝까지 해내는 게 저의 건강 비결입니다.”
‘현역 세계 최고령 프로 클럽 DJ’로 세계 기네스북에 오른 이와무로 스미코(岩室純子·88)가 지난 9일 새벽 도쿄(東京)도 신주쿠(新宿)구 가부키초(歌舞伎町)에 있는 한 클럽에서 ‘프로 DJ 데뷔 10주년 기념 무대’를 마친 뒤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념행사에는 100명 가까운 손님이 몰렸다.
스미코는 2013년 9월 클럽에서 직업 DJ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데뷔 10주년을 축하해주기 위해 캐나다와 미국에서까지 손님이 와줘서 너무 기뻤다”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의 박수를 받을 때는 정말로 행복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의상과 선글라스 등으로 치장하고 DJ박스에 선 그는 “손님들에게 신나는 음악을 들려주면서 나도 신나게 춤을 췄다”며 “클럽 DJ 활동 덕분에 건강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8년 전 남편이 사망하자 평소 관심이 있던 영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스미코는 60대였다. 영어 공부는 클럽 DJ로 데뷔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공부를 하다 만난 프랑스인 이벤트 기획가가 재즈 등 음악에 관심이 많고 매사에 도전적인 그에게 클럽 DJ를 일을 권유한 것이다. 스미코는 2012년 DJ 기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한 뒤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처음에 DJ 박스에 들어갔을 때는 너무 긴장해 음악도 잘 들리지 않았지만 지금은 손님들 반응을 보면서 음악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어요.”
스미코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DJ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2021년 1월에는 건강에 이상이 생겨 1개월 정도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낮에 만두 식당에서 일하고 밤에 DJ 활동을 하는 ‘이중생활’을 청산했다. 대신 DJ 활동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요즘은 매월 1차례 클럽 DJ 박스에 들어가 DJ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스미코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 영어 문서를 일본어로 번역하는 일이다. 그는 “번역서를 내겠다는 것은 아니고 영어로 된 글을 일본어로 직접 번역해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며 “이런 활동이 나의 머리(뇌)를 훈련시키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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