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그 사이.. “시간과 예술의 춤사위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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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원도심, 관덕로 '스튜디오126'에서 갖는 문창배·조기섭·김현성 세 작가의 '응집된 찰나'전입니다.
권주희 스튜디오126 대표는 "문창배 작가는 제주 자연에서 추출한 바다의 이미지와 돌을 시각화했다. (작품들은) 다각적 측면에서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사유를 찾을 수 있게 매개하는 소통의 창구로 기능한다"면서 "조기섭 작가는 시간의 축을 따라 축적된 의미를 들추어내고 형상과 본질 사이를 탐구해 왔다. 다년간 호분(흰색)과 은분을 주재료로 삼아 세계관을 구축해 온 그는 '돌출'과 '퇴보'의 반복을 통해 축적된 시간성과 무한한 깊이를 전달한다"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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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10월 5일 ‘응집된 찰나’전
제주시 원도심 ‘스튜디오126’
# 선형적으로 인식하며 흘러가고, 또 보내는 시간이지만 그 틈 사이사이 다양한 시공 혹은 층위의 서사가 존재하고 여기엔 작가로서 수행한 인고의 시간과 기술이 스며 있습니다. 지극히 짧은 순간을 뜻하는 ‘찰나’, 진정한 예술이 탄생하는 빛나는 지점에 초점을 맞추기 마련이지만 오히려 그 반대를 택했습니다. 수많은 이미지가 넘쳐나고 재생산되면서 정의되는 세상에서, 이들은 작품에 녹여낸 시간성을 강조하고 예술에 대한 근본을 사유합니다. 속도를 늦춰 느끼고, 성찰할 것을 촉구하면서 축적된 시간을 마주합니다. 과거에 대한 성찰이자, 현재에 대한 해설, 미래에 대한 관조가 얽혔습니다.
제주시 원도심, 관덕로 ‘스튜디오126’에서 갖는 문창배·조기섭·김현성 세 작가의 ‘응집된 찰나’전입니다.
‘스튜디오126’은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후원하는 예비전속작가제에 선정돼 조기섭 작가와 전속 계약을 맺었습니다. 예비전속작가제 사업의 일환으로 ‘스튜디오126’이 기획해, 12일부터 10월 5일까지 20여 점 작품을 24일간 선보입니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예술가 혹은 작가에게 그 한 순간과 선택한 하나의 관점만으로 충분한 선택이 될 수가 없다는데서, 저마다 상상에 자유를 주고 마음 속에서 상상을 덧붙이며 서사의 경계를 넓혀갑니다. 3인 작가가 각기 다른 매체를 다루지만 과거에서 비롯된 현재를 탐구하고, 나아가야 할 미래를 제시합니다. 자신이 속한 사회, 즉 삶의 터전으로서 바라본 제주, 그로부터 파생된 자연적 소재를 통해 시간을 이미지화합니다.
권주희 스튜디오126 대표는 “문창배 작가는 제주 자연에서 추출한 바다의 이미지와 돌을 시각화했다. (작품들은) 다각적 측면에서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사유를 찾을 수 있게 매개하는 소통의 창구로 기능한다”면서 “조기섭 작가는 시간의 축을 따라 축적된 의미를 들추어내고 형상과 본질 사이를 탐구해 왔다. 다년간 호분(흰색)과 은분을 주재료로 삼아 세계관을 구축해 온 그는 ‘돌출’과 ‘퇴보’의 반복을 통해 축적된 시간성과 무한한 깊이를 전달한다”고 전합니다.
이어 “김현성 작가는 점차 희미해지는 전통성과 사라져가는 자연적 요소를 결합해 내재한 가치를 이어간다”며 “질서를 찾아가는 일부를 포착하거나 인상 깊은 찰나를 에스키스(Esquisse. 건축 분야의 스케치 개념)의 형태로 기록한다. 하나하나 살대를 대패로 다듬고 겹겹이 쌓아 올려 목조형과 수공예의 전통성에 현대적인 감각이 공존하도록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관련해 문창배 작가는 “사유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개인이 소생시키는 관념의 풍경에게도 그 가치를 부여하고자 하는 실천”이라며 “사유의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되고 나로부터 끝난다. 그러나 사유의 결과물은 타인을 위해, 사회를 위해, 대중을 위해 남겨진다”고 우리의 생각이란게 사뭇 개인적일 수 있지만, 그 생각이 만들어내는 파장은 보편적으로 번질 수 있음을 부각시킵니다.
조기섭 작가는 색채 그리고 소재에 대한 독특한 접근법으로 보는 이들을 경계없는 해석의 영역으로 안내합니다. 작가는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빛의 반사 효과가 빛의 조도, 관객의 동선 등 그림을 둘러싼 주변 환경과 교류 혹은 반사하며 확장해 간다”면서 “색에 형상을 가두지 않음으로써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고 말했습니다.
자연 소재와 물성 사이를 유영하면서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내재적인 가치에 주목해온 김현성 작가는 “내가 다루는 자연의 1차원적 물성들은 어떠한 면에 있어 아름다운 순간에 대한 기록이자 정서적 보존에 대한 열망을 담아 볼 수 있는 아주 적절한 도구인 것은 확실하다”면서 “('미니어처'를 '에스키스'하는) 공예적 어법은 인류의 최초에서부터 최후까지, 물질과 생명의 운명적 관계를 엮어내는 지구 에너지 운동이라 믿는다”고 작업 배경을 전했습니다.
무료 전시로, 관람 시간은 매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일요일, 추석 연휴 휴관(10월 2일, 3일 개관)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스튜디오126 인스타그램 계정을 참고, 문의하면 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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