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자격시험 답안지 파쇄 예고된 ‘인재’…파쇄장에서 7차례 발견

박승기 2023. 9. 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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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실시된 국가자격시험 답안지 파쇄 사고는 예견된 '인재'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2023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 답안지 파쇄 사고와 관련해 한국산업인력공단(공단)에 대해 5월 22일부터 7월 19일까지 특정감사한 결과 시험지 관리 등 관리 부실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올해 4월 23일 서울 은평 연서중학교에서 시행된 실기시험의 필답형 답안지가 채점도 되기 전 공단 직원의 실수로 파쇄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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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지·답안지 관리 주먹구구, 인수인계 부실
답안지 누락 반복됐지만 내부적으로 ‘쉬쉬’
첫 운영실태 감사 결과 단계별 부실 드러나
고용노동부 감사 결과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국가자격시험 관리 및 감독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부는 공단 직원 22명에 대한 징계 및 기관 경고조치를 내렸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신문

지난 4월 실시된 국가자격시험 답안지 파쇄 사고는 예견된 ‘인재’로 드러났다. 과거 유사한 사고가 잇따랐지만 개선조치없이 내부적으로 무마하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지게 됐다.

고용노동부는 2023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 답안지 파쇄 사고와 관련해 한국산업인력공단(공단)에 대해 5월 22일부터 7월 19일까지 특정감사한 결과 시험지 관리 등 관리 부실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사고에 책임이 있는 총 22명을 중·경징계 및 경고·주의 조치하도록 공단에 요구했다. 중징계자는 본부 1급 간부 등 3명이다. 또 시험 관련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공단에 대해 기관 경고 조치했다.

올해 4월 23일 서울 은평 연서중학교에서 시행된 실기시험의 필답형 답안지가 채점도 되기 전 공단 직원의 실수로 파쇄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수험생(613명) 답안지가 공단 서울서부지사로 옮겨진 후 인수인계 과정에서 채점센터가 아닌 파쇄장으로 운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수험생 613명 중 566명이 재시험을 치렀다. 공단은 수험생 1인당 1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지만 147명이 공단을 상대로 1인당 500만원씩 총 7억 3500만원을 배상하라는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특정감사 결과 답안 수량 확인 및 인수인계서 서명 미실시, 파쇄 전 보존기록물 포함 여부 미확인, 파쇄 과정에 점검직원 미상주 등 단계별 관리 부실이 확인됐다. 더욱이 2020년 이후 최소 7차례 답안 인수인계 누락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파쇄장에서 발견돼 채점은 진행됐다. 2022년 5월 기사 실시시험에서는 한 응시자의 답안지 6장 중 1장이 분실된 상황에서 채점이 이뤄지기도 했다. 고용부는 “유사 사례가 반복됐지만 내부적으로 쉬쉬하면서 문제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국가자격시험 운영 전반에 대한 첫 감사 결과 출제·시행·채점·환류·운영체계 전 분야에서 부실이 적발됐다. 실기시험 문제 출제장 보안과 인수인계 관련 규정 및 답안지·수험자 관리 미흡 등이 심각했다.

특히 사고 보고나 조사없이 자체적으로 묵인하면서 적절한 개선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됐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국가자격시험은 연평균 450만명이 응시하는 만큼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 및 뼈를 깎는 개선 노력과 함께 고용부도 관리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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