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덕에 `피 묻은 돈` 쓸어담는 그리스…`그림자 선박`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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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그리스의 해운·선박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를 외면한 채, 그리스가 러시아 원유 수송에 적극 나선 데 이어 중고 선박 판매사업으로 떼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對)러시아 제재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중고 유조선에 대한 러시아 측의 수요가 높아진 게 그리스 선박 판매량이 급증하게 된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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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발발 후 선박 290척 팔아...중국 제치고 1위
구매자 신원 불분명하나 러시아 원유 수출과 밀접 의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그리스의 해운·선박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를 외면한 채, 그리스가 러시아 원유 수송에 적극 나선 데 이어 중고 선박 판매사업으로 떼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제 사회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을 틈타 '피 묻은 돈'을 쓸어담고 있는 그리스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나온다.
이처럼 제도권 밖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그림자 선박'이 크게 늘면서 안전 및 환경 문제까지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칼럼니스트 엘리자베스 브라우는 11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그리스 유조선의 대대적인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하데스식 그림자 경제'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對)러시아 제재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중고 유조선에 대한 러시아 측의 수요가 높아진 게 그리스 선박 판매량이 급증하게 된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통상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2개월 간 그리스는 유조선과 운반선 등 125척을 매각, 40억달러(약 5조3000억원)를 벌어들였다.
그리스 매체 헬레닉시핑뉴스는 지난 6월 그리스 기업이 올 들어 유조선 97척을 팔아넘겨 전 세계 판매량의 25%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컨설팅 업체 베셀밸류 자료에 따르면 그리스 기업은 전쟁 발발 이후 선박 총 290척을 팔았다. 이 부문에서 221척을 판매한 중국을 제친 세계 1위의 실적이다.
브라우는 "선박 구매자들이 프리미엄까지 얹어가며 중고 유조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신원이 대부분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선박 20여척을 구매한 새로운 소유주를 추적했지만, 대부분 주소조차 등록되지 않은 소재 미상의 기업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이들 기업이 러시아의 원유 수출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의심이 커지고 있다. 국적별로 보면 그리스 선박을 가장 많이 구입한 기업은 아랍에미리트(UAE)에 기반을 둔 기업이었다. 이어 중국, 튀르키예, 인도와 관련된 기업이 뒤를 이었다.
이들 국가중 UAE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뉴 제네바'를 자청하며 러시아 원유 교역의 중심지로 활약해왔고, 중국과 튀르키예, 인도도 러시아 원유 수입을 늘려왔다.
브라우는 이처럼 신원이 불확실한 구매자에게 팔려나간 그리스 유조선들에 대해 '그림자 함대'에 합류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림자 함대'에 속한 선박들은 보험 등 각종 제도권 서비스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원유 누출이나 선박 충돌 사고, 부상 선원 발생과 같은 상황에서 적절하게 대처할 만한 보호장치를 갖추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브라우는 "그리스의 러시아 원유 수송과 중고 선박 판매가 불법은 아니다"라면서도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선원과 해양, 바다생물에 위해를 가하고 있다. 이는 그리스의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박을 보유한 그리스는 전쟁 발발 직후부터 서방의 러시아 제재 강화에 불만을 품어왔다.
작년 12월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호주 등이 러시아 원유가격 상한제를 도입했다. 이후 그리스 선박이 사실상 러시아 선박 상당수를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금융협회(IIF) 이코노미스트 로빈 브룩스는 그리스 선박이 현재 러시아 항구에서 출발하는 유조선 용량의 50%가량을 차지한다고 했다. 이는 전쟁 발발 이전과 비교해 33% 늘어난 것이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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