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손이 친구 뺨에" 대전 학부모 입장에…허지웅 "선 지켜야"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 /사진=머니투데이 DB

대전 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가 입장문을 올린 가운데,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선이라는 게 있다"며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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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교사의 기본권, 우리 공동체 미래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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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가운데 8일 재직했던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초등학교 정문에 고인을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놓여져 있다. 숨진 교사는 지난 2019년 아동학대 혐의로 학부모에게 고소당하면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알려졌다. 교사는 아동학대로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23.9.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2일 허지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전 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허지웅은 "'아들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 악성 민원으로 시달리다 결국 세상을 떠난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 이와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가 입장문에서 밝힌 내용 중 한 구절이다. 입장문의 내용을 읽어보면 생각이 많아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대체 어떤 상식적인 사람이 이 입장문 속의 행동을 정상이라 생각할까"라며 "물론 자식의 일이라는 게 그렇다. 상식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선이라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으로서 스스로 지켜야 할 선이 일단 있을 것이고, 그런 선을 지키지 않는 자들을 막고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법과 제도가 강제하는 선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 저 두 번째 선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들이 친구의 뺨을 때렸다'는 사실이 '아들의 손이 친구의 뺨에 맞았다'는 입장으로 바뀌는 동안, 그리고 그게 부모의 마음이라는 수사로 포장되는 동안 교사의 기본권도, 그렇게 자라난 아이들이 만들어 갈 우리 공동체의 미래도 함께 무너지고 있다"고 일갈했다.

누리꾼들 역시 "현직 교사입니다. 저도 저 문장을 보고 한참을 멈추었습니다", "참 할 말이 없네요", "돌아가신 선생님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부모입니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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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교사 극단적 선택…가해 학부모 "인민재판식 처벌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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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가운데 8일 재직했던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초등학교 정문에 고인을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놓여져 있다. 숨진 교사는 지난 2019년 아동학대 혐의로 학부모에게 고소당하면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알려졌다. 교사는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23.9.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앞서 대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악성 민원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해 세상을 떠났다. 이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넣은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학부모 A씨는 11일 이와 관련해 입장문을 올렸다.

A씨는 "(아이가)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뺨을 맞은 아이 입장에서는 당연히 아팠을 것이니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다"며 "그로 인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선생님께서는 제 아이와 뺨을 맞은 친구를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해 사과를 하라고 했지만, 아이는 이미 겁을 먹어 입을 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반 전체 학생들 앞에 아이를 홀로 세워두고 어떤 벌을 받으면 좋을지 한 사람씩 의견을 물었다"며 "아이는 훈육의 담당자이신 선생님이 정한 벌이 아닌 아이들이 정한 벌을 받아야 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이를 '인민재판식' 처벌이라고 칭하며 "고작 8살인 초1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든 상황이 벌어진 것에 화가 났다. (아이에게 '미안했어' 한마디와 함께 안아달라고 했는데) 약속한 부분이 이행되지 않아 저희는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차유채 기자 jejuflowe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