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때 프랑스 있었던 모로코 국왕, 원조 제안은 거절…'정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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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2800여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모하메드 6세 국왕이 지진 발생 당시 프랑스 파리의 사저에 머무르고 있었단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나흘 전 지진 발생 당시 모하메드 6세 국왕은 모로코가 현지가 아닌 프랑스 파리 에펠탑이 있는 파리 7구에 위치한 사저에 머무르고 있었단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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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원조 거절, 식민영사·양국 관계 반영했단 해석 제기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모로코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2800여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모하메드 6세 국왕이 지진 발생 당시 프랑스 파리의 사저에 머무르고 있었단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와 르몽드 등 외신에 따르면 모로코에서 강진이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286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나흘 전 지진 발생 당시 모하메드 6세 국왕은 모로코가 현지가 아닌 프랑스 파리 에펠탑이 있는 파리 7구에 위치한 사저에 머무르고 있었단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재난 발생 당시 국왕이 모로코 현지가 아닌 프랑스에서 대응하며 실시간 대응에 차질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지진 발생 후 온라인을 통해 정부 당국자와 관련자들이 모여 국왕과 함께 회의하는 모습이 전해지긴 했지만, 사진과 함께 음성 해설을 통한 긴 성명만 발표되며 공분을 샀다.
모로코 현지 TV에선 반복적으로 이 한 장의 회의 사진만이 전해지면서, 정부가 재난에 신속하면서도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엔 충분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처럼 호화로운 시설과 더불어 파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대저택에 지진 발생 당시 머무르고 있었던 국왕의 행보가 비판을 피해가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왕은 지진이 발생한 지 이튿날인 지난 9일에야 귀국해 성명을 발표했다.
◇ 모로코인 불어 사용에도 원조 거절…'정치 메시지' 해석
이처럼 모로코 국왕이 프랑스 생활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데 비해 모로코 당국은 정작 프랑스의 원조 제안은 거절했다.
현지에 파견된 프랑스 구호 요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모로코의 프랑스 원조 제안 거절은 명백한 ‘정치적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부분의 모로코인들이 프랑스어를 사용할 줄 안다는 점에서 프랑스 구호대는 모로코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겼는데, 이를 거절 당해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이같은 모로코 당국의 프랑스 원조 제안 거절은 식민 지배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 모하메드 6세 국왕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간 긴장 관계를 반영한 명백한 ‘정치적 신호’로 풀이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진 발생 전까지 마크롱 대통령의 모로코 방문 계획이 연기되고 프랑스 주재 모로코 대사직 역시 수개월째 공석이 유지되는 등 모로코와 프랑스의 외교 관계가 좋지 않았기에 이처럼 원조 제안도 거절했단 분석이다.
프랑스 구호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 창립자 아르노 프레이세는 "안타깝게도 아직 모로코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구호대가 차단된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모로코는 1956년 독립할 때까지 북아프리카 국가들을 통치한 프랑스에 역사적으로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프랑스 역사학자이자 명문 소르본 대학교의 교수인 피에르 베르메렌은 원조 거부가 "명백한 정치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모하메드 6세 국왕의 외교를 잘 알고 있다”면서 국왕이 정치적으로 불만을 표할 때 이같은 신호를 보낸다고 전했다.
아울러 분쟁 중인 서사하라 지역을 두고도 프랑스와 사이가 껄끄럽다는 점도 이번 제안 거절의 배경에 깔려있단 풀이가 나온다.
모로코에서 재난 골든타임인 72시간이 경과한 가운데, 모로코 내무부는 이번 강진으로 2862명이 숨지고 2562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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