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n스토리] "운동하며 이웃도 돕고" 파워리프팅 체육관 노영봉 관장

김재홍 2023. 9. 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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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운동을 같이 하면서 모인 회비로 주변의 이웃도 돕게 된다면 그보다 더 보람된 일은 없죠."

노 관장은 최근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자신이 만든 동호회인 '팀 아스가르드' 명의로 이웃돕기 성금 100만원을 기부했다.

노 관장은 회원들에게 회비가 100만원이 될 때마다 모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동호회가 발족한 지 석 달여 만에 첫 기부가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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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그만두고 2022년 3월 부산 바벨하우스 정관 본점 개관
동호회 회비 100만원 모일 때마다 기부…'아너소사이어티' 가입 목표도
바벨하우스 정관본점의 노영봉 관장 [촬영 김재홍.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좋아하는 운동을 같이 하면서 모인 회비로 주변의 이웃도 돕게 된다면 그보다 더 보람된 일은 없죠."

부산의 파워리프팅 전문 체육관인 바벨하우스 정관 본점의 노영봉 관장(41).

노 관장은 최근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자신이 만든 동호회인 '팀 아스가르드' 명의로 이웃돕기 성금 100만원을 기부했다.

동호회 회원 30명은 매월 1만원의 회비를 내고 바벨하우스 정관 본점에 모여 정기모임을 한다.

노 관장은 회원들에게 회비가 100만원이 될 때마다 모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동호회가 발족한 지 석 달여 만에 첫 기부가 성사됐다.

그는 "순수한 비영리단체로서 월 1만원의 회비를 모아 지역사회에 기부하며 파워리프팅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동호회가 되자는 의미를 담아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파워리프팅 3개 종목인 스쾃,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왼쪽부터) [노영봉 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워리프팅은 스쾃,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 등 3개 종목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 3개 종목에서 들어 올린 각각의 바벨 무게가 가장 무거운 사람이 승자가 되는 방식으로 승부를 겨루는 경기다.

월 회비 1만원을 내고 동호회 정기 모임에 참석하면 바벨하우스가 보유한 국내 최고 수준의 다양한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

노 관장을 비롯해 김용현, 이명제 등 국내 1위 선수들이 코치로 나서 무료로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한다.

평소 이곳의 1회 이용료가 2만원, 1대 1 기준 1회 지도 비용이 5만원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 배경은 노 관장의 20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남 진주가 고향인 그는 부산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ROTC 42기로 임관해 2006년 중위로 전역했다.

전역 후 국내 대기업 3곳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했다. 영업, 인사, 노무, 총무 등 부서에서 일했다.

다양한 직무 경험을 얻었지만, 잦은 술자리와 업무 스트레스에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까지 쌓이면서 '번아웃'(burn-out·기력이 소진돼 무기력증이나 우울증을 겪는 현상)이 찾아왔다.

이를 계기로 자신을 돌아보며 어릴 적부터 해온 운동을 지도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본인이 가장 잘하면서도 지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5살 때부터 중국 전통 무술인 우슈를 했다. 대학 때는 대한공수도연맹 소속의 선수로 국가대표 상비군 활동도 했다.

직장 생활 내내 헬스나 크로스핏 등 운동을 계속했고, 지인의 권유로 시작한 파워리프팅을 접하면서 지도자의 길을 택했다.

바벨하우스 정관 본점 내부 [촬영 김재홍. 재판매 및 DB 금지]

노 관장은 고민 끝에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2022년 3월 퇴직금 등으로 현재의 체육관을 차렸다.

불혹의 나이에 시작한 제2의 인생은 기대와 조금 달랐다.

배우기 쉬우면서 건강과 강한 힘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운동이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였다.

일부에선 돈벌이로 전락한 볼썽사나운 모습이 이어지기도 했다.

노 관장은 "좋은 운동이라고 해서 돈벌이와 홍보에만 힘쓰고, 내 주변의 이웃을 돌아볼 '진짜 힘'을 쓰지 않는다면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건강한 몸으로 원하는 운동을 실컷 하게 됐으니 힘들게 사시는 분들의 어깨에 놓인 '삶의 바벨'을 들어 올리는 데에 작게나마 도움이 돼 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팀 아스가르드는 앞으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100만원씩, 1년에 200만원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노 관장은 동호회가 더 활성화되고 규모가 커지면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도 가입하고 싶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기부 기념촬영 [노영봉 관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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