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감독 "조인성 아무리 허름하게 해도 멋져, 곤란하더라" [N인터뷰]②

윤효정 기자 2023. 9. 1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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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 박인제 감독이 조인성의 멋진 비주얼이 오히려 곤란했다고 말했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무빙'(극본 강풀/연출 박인제, 박윤서) 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은 12일 오후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인터뷰를 갖고 드라마 비하인드를 밝혔다.

-강풀 작가가 직접 캐스팅을 했다는데 감독으로서 어땠나.

-박인제 감독에게 '무빙'은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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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 박인제 감독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무빙 박인제 감독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무빙' 박인제 감독이 조인성의 멋진 비주얼이 오히려 곤란했다고 말했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무빙'(극본 강풀/연출 박인제, 박윤서) 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은 12일 오후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인터뷰를 갖고 드라마 비하인드를 밝혔다.

지난달 공개된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 강풀의 웹툰을 영상화했다.

'무빙'은 초능력 소재와 휴먼 드라마를 적절하게 조합하는 한편, 각 인물들의 서사를 깊이 있게 다루며 회를 거듭할수록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또 류승룡 조인성 한효주 김성균 등 배우들의 감정 연기와 액션 연기도 시청자들의 호평을 부르고 있다.

<【N인터뷰】①에 이어>

-강풀 작가가 직접 캐스팅을 했다는데 감독으로서 어땠나. 특히 기대 이상으로 만족한 캐스팅이 있나.

▶저야 땡큐다. 지금 너무 대단한 배우들이 나오지 않았나. 너무 좋았다. 다 좋아하지만 프랭크 역할이 좋다. 초기 단계는 정말 금발의 서양인 캐릭터였다. 프랭크는 암살자의 역할이니까 액션이 숙련된 데다가 어설픈 한국어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배우가 있겠지만 너무 어려운 일이지 않나. 여러가지 고민을 하다가 강풀 작가님과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 류승완 감독님과 이야기해서 류승범씨가 캐스팅됐다.

-조인성의 비주얼, 액션에 대한 호평이 많다.

▶조인성은 정말로 멋지지 않나. 민차장을 피해서 과수원을 하면서 가난한 삶을 사는 도망자 설정인데 조인성이 너무 멋진 거다. (웃음) 그러면 사실 문제가 있지 않나. 일부러 옷이나 머리 스타일을 더 허름하게 하는데도 멋지면, 감독 입장에서는 사실 좀 곤란한 거다. 시골에 조인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열 정거장 멀리 사는 할머니도 그의 존재를 알 것 같더라. 멋지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도 쉽지 않더라. 비행 연기를 하는데 찍을 때는 사실 되게 웃기다. 조인성이 '내 연기 인생 끝나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 (웃음) CG를 하면서 멋있게 나온 거다. 앞서 내 영화 인생에 사극은 없다고 했는데 '킹덤'을 했고 멜로는 없다고 했는데 이번에 한 거다. 내가 멜로도 잘 모르고 미숙한 감독이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조금 어색한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푸는 키스신이었는데 지금의 결과물이 나왔다.

-프랭크가 주원을 쫓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전형적인 카체이싱 장면이 아니라 운전석에 앉은 것 같은 시야와 원테이크 장면으로 연출한 점이 흥미로웠다.

▶또 말하지만 나는 미숙한 감독이다. 그런 장면을 찍으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그 신을 찍을떄 프랭크의 원테이크로 가보자고 했다. 누군가를 쫓는 걸 원테이크로 가보고 싶었다. 그런 요소들을 앞으로 내 작품에서 표현하고 싶다. 대본에는 '프랭크가 주원을 필사적으로 쫓아간다'라는 한 문장이다. 우리는 그걸 받아들일 때 여러 서브텍스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게 일이다. 모든 건 감정에서 시작하는 거다. 그게 주원 모텔신 원테이크도 마찬가지다.

-차태현 역할의 아쉬움이 있다.

▶후반까지 풀리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안 풀린 이야기가 있다.

-'한국형' 히어로에 대해 어떻게 접근했나.

▶되게 어려운 질문이다. 늘 그냥 제가 원래 하던대로 한 건데. 제가 영화학교를 나왔다. 보통 영화학교에서 단편영화를 찍으면 장르 영화를 만드는 게 너무 큰 어려움이 있다. 대부분 영화제를 겨냥한 경우가 많다. 그때도 그런 생각을 했다. 영화같은 게 뭘까 생각하면서 하늘을 날고 그런 영화는 언젠가 나중에 꼭 해보고 싶었다. 나는 시나리오를 볼 때 '없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 이런 내용이 헐리우드에는 시도한 적이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없었으니까. 한국형 히어로라는 정의는 내가 하는 게 아니고 보신 분들이 하신 거라고 생각한다.

-김성균씨에게 시즌2를 대비해서 몸을 만들고 있으라고 했다고.

▶건강하라는 의미였다. (웃음) 이후는 알 수 없는 거다.

-박인제 감독에게 '무빙'은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까.

▶'무빙'이 내게 되게 고마운 작품인 게 나는 미숙한 감독인데 이번에 많은 걸 배우고 싶었고 해보지 않은 걸 해본 거다. 관객분들이 울고 웃는 장면에서 나 역시 같은 감정을 느낀 거다. 그래서 더 좋은 작업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더 업그레이드 된 작품을 해보고 싶다. 배웠으면 써먹어야하지 않나. (웃음)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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