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사고 7건 더"…국가시험 '답안지파쇄' 예견된 사고

세종=조규희 기자 2023. 9. 1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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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자격시험 '채점 전 답안지' 파쇄라는 초유의 사고를 일으킨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이번 사고 이전에도 답안지 인수인계 누락 사고와 답안지 일부 분실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12일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자격시험 특정감사 결과 채점 전 파쇄 사건 이외에도 △답안 인수인계 누락사고 △응시자 답안 일부 분실 △파쇄 전 보존기록물 포함 여부 미확인 등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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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봉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오른쪽)이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2023년 국가기술 자격 실기 시험 운영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머리숙여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2023.5.23/사진=뉴스1


국가자격시험 '채점 전 답안지' 파쇄라는 초유의 사고를 일으킨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이번 사고 이전에도 답안지 인수인계 누락 사고와 답안지 일부 분실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12일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자격시험 특정감사 결과 채점 전 파쇄 사건 이외에도 △답안 인수인계 누락사고 △응시자 답안 일부 분실 △파쇄 전 보존기록물 포함 여부 미확인 등이 확인됐다.

앞서 올해 4월 서울연서중학교에서 실시된 정기기사·산업기사 실기시험과 관련해 609명의 응시자 답안지가 채점 전 파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단은 파쇄 이후 사실을 인지하고 재시험 일정 등을 공지했다.

고용부 감사 결과 2020년 이후 최소 7차례 답안 인수인계 누락 사고를 확인했다. 채점센터에서 답안지 누락 확인 이후 소속기관에 연락해 답안지를 확보하고 채점을 완료한 사고였다. 2022년에는 기사 작업형 실기시험 응시자의 답안지 일부를 분실한 적도 있었다.

각 단계별(시험장-서울서부지사-채점센터) 과정에서 답안 수량 확인과 인수인계서 서명 미실시, 시험관리위원 부적정 위촉 등의 사례도 적발됐다. 파쇄 전 보존기록물 포함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으며 파쇄 과정에서 점검직원도 상주하지 않았다.

답안지 채점 전 파쇄라는 초유의 사태가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영헌 고용부 감사관은 기자단 설명회에서 "과거에 7차례나 이런 사건이 내부적으로 보고가 됐다면 각 단계별로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그냥 방치해 뒀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결국 이번 사고가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사관은 "이번 고용부 감사가 최근 3년치 시험만 집중적으로 살펴본 만큼 그 이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더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출제 분야 △시행 분야 △채점분야 △환류체계 분야 등 국가자격시험 전반에 대한 운영실태 감사에서도 다수의 문제점이 적발됐다. 고용부가 국가자격시험 전반을 들여다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술사 채점위원 후보자 선정 절차 미준수, 실기시험 문제 출제장 보안 미흡, 시험위원 위촉배제 운영 부적정 등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시험장의 수험자 현황 관리 미흡, 인수인계 관련 규정·절차·서식·보안 미흡, 시험 담당 직원 교육 미실시 등도 확인됐으며 채점센터로 답안 인수인계 시 보안 취약, 인수인계서 서식 불일치, 채점센터의 답안지·수험자 현황 관리 미흡도 발견됐다.

고용부는 답안지 파쇄 사고에 책임 있는 직원 등 총 22명에 대해 비위 정도에 따라 징계 조치하도록 공단에 요구했다. 중징계 3명, 경징계 6명, 경고 2명, 주의 11명이다. 특히 시험 관련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점에 대해 공단에 기관경고 조치했다. 어수봉 당시 공단 이사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난 6월 사퇴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고 있는 국가자격시험은 연평균 약 450만명의 국민들이 응시하는 대규모 시험인 만큼 시험에 대한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근 연이은 사고로 인해 떨어진 국민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공단은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뼈를 깎는 노력으로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해야 하며, 고용노동부도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인력공단은 자체 '국가자격운영혁신TF'를 운영해 오는 9월말까지 재발 방지 대책과 제도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공단 관계자는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국가자격시험 전문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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