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주식 백지신탁 불복 소송 패소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8.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배우자가 소유한 바이오 회사 주식을 매각하라는 정부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정희)는 12일 유 사무총장이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직무관련성 인정결정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피고의 처분은 위법하지 않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원고 직무와 배우자가 보유한 주식이 직무관련성이 있어 보유주식을 백지신탁해야 한다는 피고 처분의 위법성 여부를 다툰 사건"이라며 "주식 직무관련성은 주식관련 정보에 관한 직접적, 간적적 접근가능성과 영향력 행사가능성 기준으로 판단하고 피고 주식 발행기관은 선택적 회계감사기관에 해당하며 원고가 사무총장으로 업무 수행시 각 회사 이해충돌가능성이나 위험성이 없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와 이사건 주식은 공직자 윤리법상 직무관련성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사적 이해관계와 공적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후자에 우선해 직무에 전념할 의무가 있다"라며 "공무원 개개인 양심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장할 필요성 있는 점을 고려하면 공직자 윤리법상 직무관련성을 인정한 피고 처분은 위법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사건 조항은) 직무관련성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공정한 직무집행에 방해될 우려 있으니 매각 내지 백지신탁을 하고 공직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법률조항으로 인한 사익침해가 그로 인해 확보되는 공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유 사무총장은 지난해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당시 본인과 배우자, 자녀가 보유한 주식을 신고하고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직무 관련성 심사를 청구했다.

유 사무총장의 배우자는 비상장 바이오 회사 주식 8억2000만원을 포함해 총 19억원어치 주식을 신고했다. 유 사무총장은 바이오 주식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으나 처분하라는 인사혁신처 백지신탁심사위 요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유 사무총장은 이와 별개로 지난해 12월 백지신탁 결정의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1월 이를 인용했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