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북송금' 2차 출석…"수백번 압색…檢 증거 못찾아"(종합)
"검찰 수백번 압수수색 하고도 증거 못찾아…사실 아니기 때문"
"부패기업과 100억 북한에 보내라고 할 만큼 어리석지 않아"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
檢, '제3자 뇌물' 대북송금 인지 여부 집중 조사
"이 대표 건강상태 고려해 오늘 집중조사 방침"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검찰에 2차 출석해 "검찰이 수백 번 압수수색을 하고도 증거를 못찾은 것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1분쯤 회색 정장에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수원지검에 출석했다. 그는 취재진 앞에 서서 "두 번째 검찰 출석인데 오늘은 대북송금과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검찰이) 제시하는지 한번 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검찰은)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등 주제를 바꿔가면서 검사 수십명, 수사관 수백명을 동원했다"며 "수백 번 압수수색하고 수백명을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방문해서 사진 한장 찍어보겠다고 생면부지의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사채업자 출신의 부패기업과 함께 100억원이나 되는 기금을 대신 내주라고 하는 중대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며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전면 부인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또 "저를 아무리 불러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며 "국민이,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이 권력을 맡긴 이유는 더 나은 삶을 도모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라며 "'내가 국가다'라는 생각으로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 제거나 폭력적 지배를 하기 위한 수단은 결코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어려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아시아의 발판으로 변해가는 한반도의 평화위기를 방치하지 말라"며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북송금 관련 공문에 도지사가 직접 결재했다는 게 사실인지를 묻는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 뒤 수원지검 청사로 들어갔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제3자 뇌물 혐의를 판가름하는 '대가성'을 입증하기 위해 이 대표가 대북송금 사실을 인지했는지를 집중 확인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019년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에 스마트팜 조성 지원비용 500만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자신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보내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당시 유력 대선후보였던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이 과정에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 9일 진행된 1차 소환조사에서 이 대표는 스마트팜이나 대북사업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기도가 북한에 물품을 지원하기로 한 공문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8시간가량 조사를 진행한 이 대표는 검찰의 피의자 신문 조서에 서명을 거부하고 귀가했다. 피의자 신문조서에 조사 당사자의 서명이 없으면 해당 서류는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서 효력이 없다. 그는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에 "예상했던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제시받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검찰은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대표는 조사 내내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한 채 진술서로 갈음하거나, 질문과 무관한 반복적이고 장황한 답변, 말꼬리 잡기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서 열람 도중 자신의 진술이 누락되었다고 억지를 부리고,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됐는지는 답하지 않은 채 조서에 서명날인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고 했다.
검찰은 단식 13일째를 맞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이날 소환에서 모든 조사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 대표의 건강 상황을 고려해 주요 혐의에 관한 핵심적인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최대한 신속히 집중조사해 오늘 조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의료진을 배치하고, 의료시설과 사전 협의를 마쳤다.
한편 이날 검찰청사 앞에서는 이 대표 출석 3시간 전부터 지지자와 보수단체가 모여 집회를 진행했다. 지지자들은 파란색 모자를 쓴 채 "이재명 힘내라"는 팻말을 흔들었다. 보수단체들은 확성기를 틀고 "이재명을 구속하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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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w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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