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커스] KB금융 이끌 양종희의 최우선 과제 부코핀은행 정상화

김수정 기자 2023. 9. 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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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내정자 “부코핀 정상화 문제 살피겠다”
KB부코핀은행 작년 8000억 비롯해 5년간 적자
“2025년까지 KB부코핀은행 정상화궤도 올릴 것”

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자회사 KB부코핀은행의 경영 정상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올해까지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2025년까지 KB부코핀은행을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내정자는 전날 내정자 인터뷰에서 취임 후 최우선 과제 관련 질문에 “부코핀 정상화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양 내정자는 “KB부코핀은행은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며 “방향성, 비용 절감 측면에서 틀은 잡고 있는데 새롭게 영업력을 강화한단 측면에서 새로운 인력 배치, 정보기술(IT)시스템 구축 등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현지 은행인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2020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보유 지분율을 67%까지 끌어올리며 최대주주가 됐다. 이 과정에서 KB국민은행이 투입한 인수금액은 약 8135억원이다.

KB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데는 인도네시아 내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KB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를 ‘제2의 마더마켓’으로 설정하고 그룹 내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KB부코핀은행뿐만 아니라 소비자금융업, 증권, 보험업 등에 진출했으며 각 계열사 간 파트너십을 추진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부코핀은행의 경우 경영권을 취득할 당시부터 인도네시아 내 부실은행이었다”며 “인도네시아 금융산업은 외국자본의 은행업에 대한 진출장벽이 매우 높아 외국인의 현지 은행 지분보유한도는 40%에 불과하나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의 협조로 추가 부실은행 인수 없이 경영권 승인 절차를 간소화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손민균

다만 KB부코핀은행은 KB국민은행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KB부코핀은행은 지난해 기준 80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이후 최대 손실이다. 이 때문에 KB국민은행의 해외법인 수익도 감소했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의 캄보디아 자회사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2339억원 수익을 냈으나 KB부코핀은행의 적자에 KB국민은행의 해외법인은 5580억원 손실을 보였다.

KB금융이 지난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은 이유도 KB부코핀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의 대손충당금은 6910억원 규모로 여기에는 KB부코핀은행을 포함한 해외 자회사에 대한 충당금 5696억원이 포함됐다.

올해 상반기 KB부코핀은행은 84억원 흑자를 냈지만, 이 역시 일시적 현상이라는 게 금융업계의 입장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지에서 실제 적립한 충당금이 지난해 말 선제적으로 적립했던 충당금에 미달하게 되면서 생긴 차이와 부실여신 대량 매각 등 일회성 요인으로 흑자전환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양 내정자가 직접 언급했을 만큼 KB국민은행이 KB부코핀은행에 거는 기대감은 여전하다. 여기에는 인도네시아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올해 인도네시아 인구는 약 2억8000만명으로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또 광활한 국토와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는 자원 부국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30년까지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을 세계 7위로 예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5년까지 KB부코핀은행을 정상화 궤도에 올려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KB국민은행은 올해까지 남아있는 부실자산을 정리하기로 했다. KB부코핀은행에 KB국민은행의 국내 애플리케이션(앱)인 ‘스타뱅킹’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은행 시스템도 도입한다. 내년부터 KB부코핀은행의 소액대출 시장도 강화한다. KB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우량화된 개인대출 및 특화된 중소·중견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모기지, 자동차대출, 급여이체 대출 등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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