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암? OOO암도 치료 원칙은 ‘수술’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갑상선암’도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질환이다. 대부분이 느리게 진행되고 치료가 잘되지만, 혈관 주변에 위치하면 뇌나 식도로 전이될 수 있고 치료시기를 놓쳐 분화도가 악화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갑상선암을 두고 조금 ‘느린 암’이지 ‘착한 암’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갑상선암 대처법을 살펴본다.
◆초기증상 없어 건강검진으로 발견=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한 나비모양의 기관으로 우리 몸의 내분비기관이다. 무게는 약 20g 내외지만 우리 몸 전신에 필요한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해 신생아와 어린이 성장을 돕고, 대사과정을 촉진시켜 활동 에너지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갑상선암 발생자수는 2만9180명으로 암 가운데 가장 많은 발생자수를 기록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많고, 다른 암이 대부분 60세 이상 연령대에 발생하는 것과 비교하면 젊은 환자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생리나 임신 등으로 여성호르몬 변화가 크기 때문에 갑상선질환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졌다.
송정윤 강동경희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갑상선암이 젊은 연령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명확한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젊은 연령대에서도 암을 발견하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갑상선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된다. 갑상선초음파 검사를 통해 갑상선 결절(結節‧Nodule)의 유무를 확인한 후 세침흡인세포검사를 통해 갑상선암 여부를 진단하는 방식이다. 갑상선 결절은 우리나라 국민에서 흔히 발견되며, 이 가운데 5~10%가 악성결절인 갑상선암으로 진단된다.
보통 갑상선암은 초기증상이 거의 없지만, 암이 진행되면 전조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구체적인 사례로 ▲목소리가 변했거나 ▲목을 만졌을 때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숨쉬기가 힘들고 압박감이 느껴질 때는 검사를 꼭 해보는 게 좋다.
◆초기·말기 2단계로 구분…수술이 기본=갑상선암의 유명한 별명으로 '거북이 암'이라는 별명이 있다. 진행이 더디고 예후가 좋아서 4기여도 웬만한 다른 암종의 1~2기보다 오래 생존한다하여 붙은 별명이다. 이 때문에 보통 초기와 말기 2단계로 구분할 때가 많다.
송정윤 교수는 “건강검진이 보편화돼 대부분 초기에 갑상선암이 발견되고 있다”며 “더딘 진행과 예후가 좋은 특성 때문에 병기의 세세한 구분이 세간에 자주 오르내리지 않는 것뿐이다”고 밝혔다. 다만 갑상선암도 의학적으로는 1~4기까지 분류하고 말기인 4기는 더 세부적인 구분단계가 존재한다.
갑상선암이 진행속도가 더디지만 ‘착한 암’이라고 볼 순 없다.
특히 분화도가 나빠진 암의 경우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기본적으로 갑상선암도 수술치료가 원칙이다. 미세 암이라도 재발률이 20%에 이르고, 임파선이나 기도·식도·뇌와 심장으로 가는 주요 혈관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 따라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면 의사와 충분한 상의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게 좋다.
수술 과정에서 절제 범위는 갑상선암의 종류과 크기, 환자의 나이와 병기 등을 고려해 정한다. 보통 갑상선 전부를 제거하는 ‘갑상선 전절제’와 암이 침범한 쪽의 일부 영역을 제거하는 엽절제(반절제)로 나눌 수 있다.
전절제 수술 후에는 갑상선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으므로 평생 보충해야 하며 엽절제를 한 경우에도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발생하면 갑상선호르몬 보충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재발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추가로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갑상선암은 방사선 노출 외에 알려진 원인이 없다. 따라서 암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으로 알려져 있는 것들을 지키면 된다.
송정윤 교수는 “김‧미역‧다시마 등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해조류를 피해야 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시 치료를 돕고자 2주간 해조류 섭취를 제한하는 내용이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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