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통해 알아본 칫솔의 쓸모[지정현의 치아 건강이 100세 건강]
현대의 성형외과 의사가 과거로 시간여행을 했던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가방에 간단한 수술도구와 루페, 수술용 장갑 등 몇 가지를 갖고 간 주인공은 그곳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수술로 구해서 ‘신이 내린 의사’라는 별명을 갖게 됩니다. 그는 고려시대인 그곳에서 사람들에게 동물 털로 만든 솔을 만들어서 치아를 닦으라고 격려합니다. 그렇다고 이 사람이 칫솔의 창시자는 아닐 테고, 누가 칫솔을 만들었을까요?
우리가 알 수 있는 기록은 기원전 1600년경 중국의 역사책에서 발견됩니다. 고대 중동 지방과 고대 인도에도 치아를 닦는 막대기에 대한 기록이 있고,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추스틱’ 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양치질의 양치(養齒)라는 말은 버드나무 가지를 뜻하는 ‘양지(楊枝)’에서 왔다고 합니다.
다음 형태는 솔 모양의 칫솔로 처음 나타나는 것은 동양에서는 중국 당나라 시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럽에서 우리가 쓰는 것과 비슷한 모습의 칫솔은 18세기 영국의 윌리엄 에디스가 처음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1770년께 폭동을 일으킨 죄로 투옥됐는데, 감옥에서 식사로 나온 고기의 뼈에 뻣뻣한 동물의 털을 박아 사용하다가 출소 후 이를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해 칫솔을 상업적으로 생산했다고 하네요. 동물의 털은 세균 때문에 끓는 물에 소독했어야 했고, 이후에는 처음의 탄력이 사라져 사용하기가 어려워지는 단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칫솔을 목에 걸고 다닐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지금과 같은 모양의 칫솔이 보편화된 것은 1938년 미국의 듀폰사에서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나일론 칫솔모’를 개발하면서부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가 1952년 처음 칫솔을 선보였다고 합니다. 최초의 전동칫솔은 1954년 스위스에서 개발됐으며, 1961년에는 재충전이 가능한 무선 전동칫솔이 등장했습니다.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사용하고 여행갈 때도 항상 챙겨 다니는 칫솔! 플라스틱 핸들에 나일론모가 박혀 있는 단순한 형태지만 누구나 쓸 수 있게 된 것은 10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칫솔의 종류는 부드러운 모와 단단한 일반모로 나뉩니다. 잇몸이 약하고 이가 시려서 보호해 줘야 하는 경우에는 부드러운 모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잇몸에 크게 염증이 없는 상태에서 깨끗한 세정력을 원한다면 일반모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칫솔머리의 크기는 치아 두 개 정도의 길이가 좋습니다. 칫솔머리가 크면 어금니 부분의 구석진 곳이나 곡면에 닿기 어렵습니다.
미세모와 초미세모 등이 있는데, 이것은 칫솔의 끝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나타내 줍니다. 칫솔 끝이 미세할수록 치아와 잇몸 사이로 들어가서 잘 닦아주기 때문에 미세모를 선택하게 되는데, 처음에 염증이 심할 때는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어서 심한 염증이 가라앉을 때까지는 일반모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교정 중에는 교정용 칫솔을 사용해야 교정장치와 그 사이사이를 닦기 쉽습니다. 또한 직경 3~4㎜의 원통형 작은 칫솔인 덴탈터프트(테페칫솔)를 사용하면 정말 닿기 힘든 구석도 닦을 수 있어서 세심한 칫솔질이 필요한 사람이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와 잇몸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를 잘 닦으려면 두줄칫솔 등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전동칫솔은 초기에는 원통형 칫솔이 회전하는 형태만 있었지만 지금은 일반칫솔처럼 생겨서 음파나 초음파로 진동하면서 닦아 주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미세한 손놀림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전동칫솔이 좋습니다. 어머니가 거동이 불편해지신 뒤 전동칫솔을 사드렸더니 사용하시면서 정말 좋아하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요즘은 칫솔질 없이 U자 형태로 입에 물고 있으면 진동으로 전체 치아를 한 번에 닦아 주는 형태의 칫솔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2022년 칫솔의 국내시장 규모가 2221억 정도였다고 합니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정말 다양한 브랜드의 많은 칫솔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잇몸 건강과 치아 상태에 맞는 칫솔모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비싼 칫솔을 오래 사용하기보다는 자주 바꿔 주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칫솔의 권장 교체시기는 한 달 정도로 칫솔모 끝이 닳고 벌어지기 시작하면 세정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교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마트에 가면 프로모션을 많이 하는 안 써 본 브랜드를 사 오곤 합니다. 이건 어떨까 하면서요. 칫솔을 바꿨기 때문에 뭐가 많이 바뀌는 경험은 별로 없었습니다. 뭐가 많이 달린 강력한 칫솔은 세정력이 좋은데, 잇몸이 아픈 단점이 있습니다. 부드러운 칫솔은 잇몸이 아프지는 않은데, 세정력이 약합니다. 아이들은 세정력이 좋은 걸 쓰게 하고, 우리 부부는 미세모를 씁니다.
칫솔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무인도에 가도 칫솔질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뭇가지 끝을 돌로 두드려서 부드러운 섬유질로 만들어서 닦으면 되는 거죠. 소독효과가 있는 버드나무라면 더 좋겠고요. 사냥을 해서 뻣뻣한 동물 털을 얻기 전까지는요.
■지정현은 누구?
지정현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치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외래교수로 재임하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죽전 스마트치과에서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죽전 스마트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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