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 밀리의서재, 오버행 불안에 “블록딜 받아줄 투자자 찾겠다”
서영택 대표 “최대주주 오버행 우려 지나쳐”
FI 물량 받아줄 투자자 찾겠다고 직접 언급
18~19일 일반 청약…27일 코스닥 상장 계획
코스닥시장 상장 재도전에 나선 밀리의서재가 ‘오버행(과잉 매물 출회) 불안’ 막기에 나섰다. 첫 번째 상장 도전에서 악재로 작용했던 구주매출을 없앴지만, 상장 3개월 만에 전체 주식의 60%가 시장에 풀리는 데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이 새로운 투자 불안 요소로 떠오른 탓이다.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최대주주인 지니뮤직까지 주식을 팔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나친 해석”이라면서도 “해외 투자자를 중심으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수요를 열심히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벤처캐피털 등 초기 투자자들의 출회 예정 물량이 3개월 후 전체 주식의 40% 수준으로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대부분이 밀리의서재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조합 만기가 될 때까지는 주식을 팔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밀리의서재의 이번 상장 추진은 두 번째다. 작년 11월 첫 상장 추진 당시 기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중도 포기했다. 당시 공모가와 구주매출 비중이 높아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엔 희망 공모가를 최대 8% 낮추고, 구주매출을 대폭 줄였다.
그러자 곧장 오버행 불안이 제기됐다. 밀리의서재에 앞서 투자했던 HB유망서비스산업투자조합, KB디지털이노베이션벤처투자조합 등 기존 주주들이 보호예수를 최대 3개월로 잡고 1개월 후부터 물량 출회를 예정하면서다. 유통 주식 수는 3개월 후 전체의 60%로 늘어날 전망이다.
밀리의서재는 당장 블록딜을 대안으로 꺼내 들었다. 기존 주주가 조합 만기로 주식 매각에 나설 경우 해당 주식을 다른 기관에서 블록딜로 떠안게 한다는 것이다. 블록딜은 미리 주식 매수자를 구해 장 시작 전이나 마감 후 거래하는 것으로 시장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적다.
서 대표는 “해외에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고 있는데, 해외 기관 투자자들이 관심을 내보이고 있다”면서 “해외에선 온라인으로 책을 보는 비중이 높은 반면 한국은 아직 낮은 수준이라는 점과 밀리의서재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 도서 시장에서 전자책 침투율은 2% 수준이다. 매년 종이책을 구매하는 인구는 1500만명인 반면 전자책 이용자 수는 100만명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텐센트가 전자책 사업을 하는 중국만 해도 전자책 침투율이 30%라는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서 대표는 “해외에선 한국 시장의 전자책 침투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밀리의서재는 특히 전자책 독서 플랫폼 시장의 약 63%를 홀로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흑자에 이어 올해 상반기 영업익 50억원을 기록,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 기관 투자자들은 밀리의서재를 향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해외 기관들이 직접 현지 투자설명회(DR) 개최를 요구하면서 지난 4~5일 이틀간 밀리의서재 경영진이 홍콩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밀리의서재는 사업 확장 계획 등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의서재는 이번 상장에서 최소 300억원의 자금을 신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 하단 기준 2만원에 공모 수량을 150만주로 잡았다. 이를 활용해 구독 가능 전자책 수를 늘리고, 또 요약본 및 완독본, 그리고 AI를 통한 낭독 형태의 오디오북 콘텐츠를 확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출간 플랫폼 출시 및 출간사업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이미 작가와 출판사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출간 플랫폼 ‘밀리 로드’ 베타 버전을 열었고, 연내 로맨스 웹소설 중심의 장르 플랫폼 개설을 예정했다. 연말까지 60명 이상 작가를 확보할 계획이다.
서영택 대표는 “상장 이후 투명 경영과 지속 가능한 이익 창출을 달성해 주주와 출판업계, 구독자들과 두터운 신뢰 형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콘텐츠 기반의 기업도서관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확장해 올해 600억원, 내년 800억원 매출을 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밀리의서재는 지난 7일부터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11월 수요예측에서 대다수 기관 투자자들이 밴드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써냈던 것과 달리, 기관투자자들은 앞다퉈 공모가 상단으로 수요예측에 참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밀리의서재는 오는 13일 수요예측 마친 후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18일부터 19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 이달 2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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