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대박·변시 합격·웹소설 작가..‘N잡러’ 변신한 아나운서 [Oh!쎈 이슈]
[OSEN=김채연 기자] 전현무, 오정연, 장성규 등을 필두로 아나운서 특유의 단정함과 단아함, 정직함을 강조하기보다 예능인보다 더 예능인 같은 개그감, 톡톡 튀는 멘트, 웃음을 자아내는 개인기 등으로 아나테이너의 시대가 열린 것도 이미 꽤 시간이 지났다.
이제는 아나운서도 각자 아나테이너, 작가, 프리랜서 방송인, 사업가 등 ‘N잡러’가 되는 추세다. 프리 선언 후 책방을 찰린 김소영을 시작으로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오승훈 아나운서, 최근 웹소설 작가가 됐다는 정다은까지. 아나테이너가 아닌 제3의 길을 걷는 ‘N잡러 아나운서’들을 모아봤다.
# 김소영
최근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김소영 아나운서는 방송보다도 책방 사업가로 더 유명세를 얻었다.
2017년 8월 MBC를 퇴사한 그는 같은해 11월 합정에서 처음 책방을 시작한 뒤, 2018년 위례, 2019년 광교에도 책방을 오픈하며 동시에 3호점을 운영했다. 책방 사업이 안정권에 들어가자 김소영은 라이프스타일 사업까지 확대했다.
특히 남편 오상진과 함께 출연한 부부예능에서는 사업과 방송, 거기에 육아까지 해내는 열혈 워킹맘으로 등장하며 하루 24시간을 쪼개 사는 일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김소영은 책방 사업을 언급하며 "5년 전 동네 책방으로 시작해 1인 기업에서 현재 직원 수만 44명이다. 직원들과 함께 일궈나가고 있는데, 직원의 생계가 달려있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무겁다”라고 사장의 힘듦을 전하기도 했다.
사업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과거 김소영은 책방 사업 수입과 관련해 “MBC 연봉과 비고했을 때 2배 이상이다. 사업을 하는 만큼 버는 돈이 많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오승훈
오승훈 MBC 아나운서는 프리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의외의 이력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카이스트 출신으로 알려진 오승훈은 항공우주공학 박사 과정을 수료할 만큼 ‘이과 천재’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카이스트에 입학한 이유로 “중학교 1학년 때 서점에서 과학 잡지를 보는데 카이스트 소개가 나왔다. 1년 48만원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거였다. 그때 서울대(학비)가 120만원 정도였다”며 저렴한 학비에 혹해 입학을 꿈꿨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카이스트 박사 출신이 아나운서를 꿈꾸게 된 이유에도 궁금증이 이어졌다. 오승훈은 “석사 논문을 쓸 때 황우석 사건이 터졌다. ‘과연 이공계 박사들의 논문을 가지고 미디어에서 비판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청취하게 됐는데, 방송에서 황우석 사건을 짚어내는 게 멋있더라. 그때부터 매일 그 방송을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오승훈의 카이스트 이력은 놀랍게도 뉴스에서 톡톡히 활용되고 있다. 최근 누리호 발사 당시 특보를 오승훈 아나운서가 맡은 것.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출신이라는 이력말고도 오승훈 아나운서는 로스쿨을 졸업해 변시(변호사시험)을 합격한 변호사로 알려져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지난해 4월 오승훈은 현직 아나운서 최초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오승훈은 2017년부터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학석사 과정을 이수하고 로스쿨을 수료한 뒤 제 1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훈은 변호사 겸 아나운서로 활동하겠다는 계획을 전하며 “조금은 다른 이력을 가진 아나운서인 만큼 조금은 다른, 혹은 다양한 관점으로 사회 현안들을 전달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공학이나 법, 제도의 이슈를 전함에 있어서는 꼭 필요한 말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아나운서로 더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오승훈 아나운서는 변호사가 된 이유에 대해서도 “입사할 때부터 시사 프로그램을 너무 하고 싶었다. 미래를 준비할 겸 무언가를 해보자 했다. 떠올린 게 그냥 공부였다. 법을 공부해 보자 해서 로스쿨에 진학했다”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 정다은
지난 3월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15년간 몸담았던 KBS를 떠난 정다은 아나운서는 최근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놀라운 ‘N잡’을 공개했다. 바로 웹소설 작가가 된 것.
정다은은 박은영, 이정민 등 선배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을 만나 “프리랜서가 되니 너무 좋다. 못할 게 없다. 저 사실 웹소설도 쓴다”고 깜짝 고백했다. 정다은이 쓰는 웹소설의 제목은 ‘아나운서가 동방신기를 가짐’으로, 귀신이 보이는 아나운서가 주제라고.
이를 지켜보는 남편 조우종은 ‘동상이몽’의 표정으로 “원제는 ‘기싱 꿍꼬또’였다”며 고개를 저어 웃음을 안겼다. 조회수 역시 180회로 저조한 수준이라고. 특히 조우종은 “아내가 ‘오빠, 나중에 장항준이 될 거야. 난 김은희야’라고 하는데 1%로 신뢰가 안 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정다은은 웹소설 작가뿐만 아니라 의류 브랜드 론칭, 카페 CEO에도 욕심이 있다며 생각해둔 카페 이름과 콘셉트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를 바라보는 남편 조우종의 표정은 점점 굳어가기도 해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N잡’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 느껴지기도 했다.
cykim@osen.co.kr
[사진] OSEN DB, MBC, KBS 제공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