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쉽지 않네"…2분기 매출 4% 줄고 이익률 '반토막'

박광범 기자 2023. 9. 1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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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우리나라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2962개(제조업 1만1604개·비제조업 1만1358개) 중 3979개 기업을 표본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4.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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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9.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분기 우리나라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2962개(제조업 1만1604개·비제조업 1만1358개) 중 3979개 기업을 표본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4.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분기(0.4%)과 비교하면 매출 증가세가 감소세로 반전했다.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코로나19(COVID-19) 발생 첫해인 2020년 4분기(-1%) 이후 10분기 만에 처음이다. 감소율로는 2020년 2분기 -10.1% 이후 가장 컸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매출액 감소폭이 전분기 -2.1%에서 2분기 -6.9%로 크게 위축됐다. 특히 IT 업황 둔화에 따른 반도체 경기 부진으로 기계·전기전자업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했다. 주요 생산국의 설비 증설과 글로벌 성장세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석유·화학업 매출액도 같은 기간 17.1% 급감했다.

비제조업 매출액 증가율도 지난 1분기 3.6%에서 2분기 -0.7%로 하락 전환했다. 전기가스업이 전년도 매출액 상승률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세가 1분기 19.8%에서 2분기 10%로 둔화했다. 운수업 매출도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 하락 등에 따른 매출 감소로 2분기 -14.8% 뒷걸음질쳤다.

기업들의 수익성 지표 악화도 뚜렷했다. 기업 마진을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7.1%) 대비 반토막났다. 기업이 1000원어치 물건을 팔면 작년 2분기에는 71원을 남겼다면 올해 2분기에는 36원만 남겨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의미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지난해 2분기 8.6%, 5.1%에서 올해 2분기 2.9%, 4.6%로 낮아졌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가운데 기계·전기전자업(12.1%→-1.6%)와 비제조업 중 운수업(15.8%→8.7%), 건설업(6.5%→3.3%)의 이익률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해운 운임 하락, 건설현장 붕괴 재시공에 따른 영업손실 탓이라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기업들의 부채 의존도는 개선됐다. 2분기 기업 부채비율은 90.8%로 1분기(95%)에 비해 4.2%포인트 낮아졌다. 차입금 의존도(26%)는 변화가 없었다.

이성환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12월 결산법인은 미지급 배당금을 (장부상) 부채로 잡아놓기 때문에 2분기 배당금이 지급되면서 부채비율이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 규모별로 안정성 지표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대기업 부채비율이 1분기(92.6%)에서 2분기(86.8%) 낮아진 데 반해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106.6%에서 110.8%로 높아진 것이다. 중소기업 부채비율은 2021년 2분기(11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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