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1라운더'들의 동반 반등…지친 한화 마운드에 단비 될까

김한준 2023. 9. 1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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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던 1라운더 투수 3명이 반등의 날개짓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화 이글스의 1라운더 출신 투수 김재영(30)과 김기중(21), 박준영(20)의 이야기입니다.

선발 김기중이 5이닝 7피안타를 허용하는 상황에서도 2실점으로 버티며 승리투수가 됐고, 김재영이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박준영이 2이닝 0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11대 2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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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더 좌완 김기중.사진 = 한화 이글스

한때의 특급신인 3명이 동반 각성하는 것일까?

팬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던 1라운더 투수 3명이 반등의 날개짓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화 이글스의 1라운더 출신 투수 김재영(30)과 김기중(21), 박준영(20)의 이야기입니다.

세 투수는 지난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쳤습니다. 선발 김기중이 5이닝 7피안타를 허용하는 상황에서도 2실점으로 버티며 승리투수가 됐고, 김재영이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박준영이 2이닝 0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11대 2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올 시즌 불펜으로만 나섰던 김기중은 첫 선발 등판에서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습니다. 특히 안타를 맞더라도 피하지 않으려는 공격적인 투구로 1개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김기중은 시즌 초반 9.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ERA) 0를 기록하며 불펜 필승조로 자리잡는가 싶었지만, 5월 이후 흔들리며 1군에서 말소됐습니다.

하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변신해 이닝수를 늘려나가더니, 결국 올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안게 됐습니다.

김기중은 한화가 2021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뽑은 특급 유망주였습니다. 140km/h 초중반의 빠른 볼을 던지는 좌완 투수여서 기대가 컸고, 실제로 데뷔 시즌이던 2021년 53.2이닝 동안 ERA 4.70을 기록하는 등 좋은 출발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이닝 ERA 6.00으로 뒷걸음질해서 기대치가 떨어진 상황이었는데, 올해 첫 선발 등판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겁니다.

1라운더 언더스로우 김재영.사진 = 한화 이글스

잠수함 투수 김재영은 김기중처럼 전체 2순위 지명자였습니다. 2016드래프트 1라운드 2번이었습니다. 하지만 2017년 한 해(85.1이닝, ERA 4.54)를 제외하곤 거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프로 통산 ERA가 5.74일 정도로 중요한 순간에서 쓰기는 애매한 선수가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올 시즌에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1군보다는 퓨처스에서 더 오랜 시간을 뛰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퓨처스 2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을 거둔 뒤 1군 콜업 후 첫 등판에서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향후 1군 마운드의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1라운더 우완 박준영.사진 = 한화 이글스

우완 박준영은 입단 동기이자 1차지명자인 문동주에 상대적으로 가려 있었지만, 당대 고교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명이었습니다. 2022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번이었지만 데뷔 시즌인 지난해 프로의 쓴맛을 맛봐야 했습니다. 11이닝 ERA 10.64로 1군의 높은 벽을 실감했습니다.

올 시즌에도 단 1번도 1군으로 올라오지 못하며 퓨처스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퓨처스 성적도 47.1이닝 ERA 5.51로 인상적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퓨처스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 3일 4이닝 5탈삼진 1실점으로 좋아진 모습을 보이더니, 1군 첫 등판에서도 2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기록했습니다.

입단하자마자 두각을 드러내는 신인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도 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1라운더는 안고 죽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처럼 늦은 시간에 잠재력을 터뜨리는 상위 지명자도 적지 않게 있어 왔습니다.

프로 적응에 시간이 걸렸던 1라운더들이지만, 기대치는 여전합니다. 이들이 지친 한화 마운드에 단비가 될 수 있을지, 단비 수준을 넘어 향후 마운드의 미래를 지탱하는 선수들로 성장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 김한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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