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다물었던 이재명 “정권은 짧고 역사는 영원” 경고…‘도지사 결재’ 질문에는 “사실 아냐”

김동환 2023. 9. 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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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으로 12일 수원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준비해 온 원고 없이 카메라 앞에서 4분여간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차에서 내린 후 청사 앞까지 입을 다문 채 걸어가는 동안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이 없던 이 대표는 청사 건물에 들어서기 전, 추가로 주어진 질문 하나에 짤막한 답변 하나로 자신의 결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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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내려 동료들 호위 속에 검찰청사로 발걸음…‘심경 다시 질문?’에 ‘됐다’는 듯 손짓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으로 12일 수원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준비해 온 원고 없이 카메라 앞에서 4분여간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차에서 내린 후 청사 앞까지 입을 다문 채 걸어가는 동안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이 없던 이 대표는 청사 건물에 들어서기 전, 추가로 주어진 질문 하나에 짤막한 답변 하나로 자신의 결백을 강조했다.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달러와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쌍방울 대납에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을 떠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30분쯤 수원지검 앞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다. 입을 다문 채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 이 대표의 주변에는 같은 당 정청래 최고위원 등 뒤따르는 의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이어진 ‘단식 13일째인데 검찰 조사에 임하는 심경은 어떤가’라거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 이야기를 들은 적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던 이 대표는 준비된 자리에 선 뒤 몇 초간 말을 하지 않았다.

아무말 없는 이 대표에게 취재진이 ‘심경부터 다시 질문 드리나’라고 묻자 ‘됐다’는 듯 오른손을 한 번 들고는 “두 번째 검찰 출석인데 오늘은 대북송금에 제가 관련된 증거를 제시하는 지 한 번 보겠다”고 입을 뗐다.

지난 9일 첫 소환조사에서 8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자신의 진술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열람 조서에 서명 날인하지 않았던 이 대표가 이날 검찰이 어떤 증거를 내놓는가를 살피겠다는 각오로 보였다.

이 대표는 “2년간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그렇게 주제를 바꿔가며 검사 수십명과 수사관 수백명을 동원해 수백번 압수수색하고도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며, 이 모든 이유가 결국 사실이 아닌 것을 검찰이 밝혀내려 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저를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면서 “국민과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이 대표는 경고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북한에 후원해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부지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 사채업자 출신 부패 기업가와 함께 100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중대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는 말로 김 전 회장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도 했다.

계속해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하듯 “국민이 권력을 맡긴 이유는 더 나은 국민의 삶을 도모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지, ‘내가 국가다’라는 생각으로 권력을 사유화해 정적 제거나 폭력적으로 하기 위한 수단이 결코 아니다”라는 메시지도 던졌다.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하다”는 말로 발걸음을 마저 뗀 이 대표는 추가로 주어진 취재진의 ‘대북송금 관련 공문에 도지사가 직접 결재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기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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