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논란의 '치악산' 상영금지 가처분 기각…관객 선택 받을까

김선우 기자 2023. 9. 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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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치악산'이 개봉을 하루 앞두고 고비를 넘겼다. 상영 금지 가처분이 기각돼 예정대로 개봉한다.

1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범석 수석부장판사)는 원주시와 대한불교조계종 구룡사 등이 영화 '치악산(김선웅 감독)' 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13일 개봉하는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리얼리티 호러다. 앞서 실제 지명을 사용해 토막살인 괴담을 영화로 만든 '치악산'을 두고 원주시와 제작사의 갈등이 이어졌다. 원주시는 "이미지 훼손"을, 영화 측은 "허구적 상상"이라고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범석 수석부장판사)는 원주시와 대한불교조계종 구룡사, 시민단체 등이 '치악산'의 제작사를 상대로 제기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도 각자의 주장을 펼친 양 측의 입장은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합의가 불발돼 재판부에게 판결이 맡겨졌고 기각된 것. 앞서 경기도 광주 소재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 '곤지암' 역시 병원 건물과 부지 소유주가 영화에 대한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지만 기각된 바 있다.

원주시는 치악산은 원주시의 대표 관광 자원으로 배 등 특산물도 치악산을 상표로 쓰고 있어 시민 뿐 아니라 자영업자들의 생계에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업계에서도 함께 주목했다. 향후 실제 지명을 사용하는 작품들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치악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김선웅 감독과 배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이 참석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하지만 이번 기각이 '치악산'에 박힌 미운털까지 모두 해명해 주는 부분은 아니다. 스스로 해결해야 할 다음 과제가 됐다. '치악산'은 논란과 상관 없이 홍보 자료 배포, 주연 윤균상의 웹예능 출연, 시사회 등을 진행했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시사회에는 원주시 사회 단체들이 참석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영화를 개봉하기 전 감독과 배우들이 인터뷰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논란을 의식한 듯 인터뷰는 진행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사실상 '치악산'의 비공식 포스터에서 촉발됐다. 김선웅 감독 개인 소장용이라던 비공식 포스터가 유출됐고, 토막 시체를 연상케 하는 잔인한 포스터로 지역 사회의 우려를 낳은 것. 이후 해당 사안을 보도자료 속 홍보성 문구와 함께 해명한다거나, 원주시와의 갈등에도 굴하지 않고 홍보를 이어갔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 1등을 차지한 것 역시 홍보에 활용했다. 자칫 노이즈 마케팅으로 비춰질 수 있는 행보로 반감을 사기도 했다. "그닥 잔인하지 않다"는 이유로 원주시를 설득했던 '치악산'이지만, 정작 이후 홍보에서는 셀럽들의 말을 빌려 "너무 재밌게 무섭게 봤다", "소름 돋는다"는 문구로 멈춤 없는 홍보를 이어갔다.

또한 당초 원주시가 제안했던 '제목 변경'에 대해서도 시사회 날에서야 가능성을 시사하며 양보했지만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격이 됐다. 개봉은 지켜냈지만 이와 같은 '치악산'의 행보가 더욱 논란을 가중시켰다는 평이다. 개봉 전부터 영화의 존재감 알리기는 확실했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예매율은 0.6%로 23위에 머물렀다. 윤균상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자 스릴러 도전인 '치악산', 배우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작품이지만 신작 소식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지경이다. 논란의 '치악산'이 고초를 딛고 개봉하는 가운데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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