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에 금이 갔습니다…어떻게 하죠? [건강]

2023. 9. 1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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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이 붓지 않고 충치가 없지만 차가운 음료를 마실 때 더 차게 느껴지고 시리거나 단단한 음식을 씹을 때 치아의 어느 한 점에서 짜릿한 느낌이 오는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그냥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정도로 여겼지만 점점 더 온도나 자극에 치아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 나아가 씹을 때도 찌릿하다면 치아에 금이 간 치아 균열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최근 치아 균열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자연스레 치아를 쓰는 시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단단한 쇠도 10~20년 쓰면 무뎌지거나 부러질 수 있는데 치아는 아무 보강 없이 40~50년 이상을 매일 단단한 음식의 씹는 힘을 견뎌 낸다. 또 한국인들의 식습관이 대부분은 단단한 것을 씹는 경우가 많아 치아 균열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치아 균열은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많이 발생한다. 특히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견된다. 빈도수로는 위턱의 큰 어금니에서 많이 발생한다. 재미있는 점은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1.2배 치아 균열이 더 많이 발생하는 점이다. 아마도 남자가 더 턱이 발달하고 단단한 음식을 선호하며 치아를 부적절하게 병뚜겅을 따거나 줄이나 전선 등을 치아로 물어뜯는 일을 해서라고 추측된다.

치아 내부에는 신경관이 있다. 이를 온도나 통증을 느낄 수 있는 상아질이 감싼다. 가장 바깥쪽에 가장 단단한 법랑질이 있다. 치아가 만들어질 때 세포들은 마치 조개가 껍데기를 만들어 나갈 때처럼 일정한 방향으로 법랑질을 쌓는다. 그래서 일정한 결이 생긴다. 이 결 때문에 치아가 씹는 힘에는 강하다. 하지만 결을 따라 좁은 면적에 갑자기 힘이 가해지면 치아에 수직으로 금이 가게 된다. 때로는 수박이 갈라지듯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주로 치아 가운데 씹는 부분은 골짜기처럼 돼 있다. 이 부분에 갑자기 힘이 많이 가해지면 아주 가늘게 균열이 생기게 된다.

치아 균열은 진단과 치료 계획 설정이 어렵다. 그 이유는 첫째, 방사선 사진에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치아 균열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둘째, 균열선을 발견해도 잇몸 아래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알 수 없다. 셋째, 이미 시리거나 불편감을 느끼면 생각보다 균열이 많이 진행된 경우이기 때문이다.

치아 균열은 보통 측면에 나타나 구별하기 어렵다. 치아 사이에 균열이 가려지거나 아니면 아주 미세한 선으로 생기기 때문이다. 이때 진단하는 방법은 치아 균열에 염색제를 사용하거나 형광 불빛을 비쳐 알아낼 수 있다.

치아 균열은 깊이에 따라 치료 계획이 달라진다. 치아의 머리 부분에 작은 균열이 생겼고 증상이 없다면 레진이라는 플라스틱 재질로 부위를 채워 균열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치아가 시리다면 균열이 치관까지 진행된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신경 치료의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치아에 반지처럼 생긴 금속을 주위에 단단히 둘러본다. 증상이 없어진다면 신경 치료 없이 치아를 씌우는 치료를 하지만 계속 증상이 있다면 신경 치료 후 치아를 씌우는 크라운 치료를 해야 한다. 만약 치관 아래 잇몸 뼈 부위까지 진행되면 치아가 흔들리거나 갈라지지 않아도 발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에 신경 치료를 하고 크라운을 하면 기대 수명이 8년 정도이지만 균열이 있는 치아는 힘들게 신경 치료를 하고 크라운을 정성스럽게 씌우더라도 계속 균열이 진행된다면 수명이 불과 2~3년인 경우도 많다.

단순하게 치아가 시리거나 찌릿하는 수준이라도 균열이 깊다면 발치까지 이를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또 단단한 음식을 먹는 것을 줄이고 이를 가는 습관이나 꽉 무는 습관 등은 삼가야 한다. 그 무엇보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치과에서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하고 불편하다면 치과를 방문해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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