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시속' 전여빈 "안효섭과 키스신, 관광객 환호 속에서 찍어" [N인터뷰]②

배우 전여빈 / 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너의 시간 속으로' 전여빈이 키스신 비화를 공개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극본 최효비/연출 김진원) 주인공 전여빈은 12일 오전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인터뷰를 갖고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했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전여빈 분)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 슬립해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 분)과 친구 인규(강훈 분)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 대만 인기 드라마 '상견니'를 리메이크했다.

전여빈은 현재를 살아가는 한준희와 우연히 시작된 타임슬립으로 인해 자신과 똑같이 생긴 고등학생 권민주의 몸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이끌었다. 그는 생김새는 같지만 성격은 정반대인 두 인물의 캐릭터와 타임슬립의 복잡한 설정까지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N인터뷰】①에 이어>

-원작의 빗길 장면이 많이 바뀌었다.

▶그뿐만 아니라 원작에 비해 심플하게 그려진 장면들이 있다. 가족과의 장면도 많이 생략이 됐는데 저는 그게 아쉬웠다. 감독님이 어쟀든 그 이야기를 압축시키다보니 그렇게 결정이 된 것 같다.

-두 남자배우의 사랑을 받았는데, 호흡은 어땠나.

▶효섭이나 훈이나 너무 나이스한 사람들이다. 훈이가 최근에 예능에 출연하면서 너무 재미있는 사람인게 밝혀진 것 같다. 얼굴만 보면 안 그럴 것 같지 않나. 효섭이와 훈이의 시너지가 너무 좋았다.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감독님이 너무 부드러운 사람이어서 배우들 의견도 세세하게 들으셨다. 스태프들에게 귀가 열려있는 분이다.

-40대 시헌의 안효섭의 비주얼이 화제였는데.

▶효섭이가 키가 커서 뭘하든 멋있다. 훤칠하다. 솔직하게 말해서 40대 시헌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반응이 있다고 하는데 전혀 상상을 못했다. 정말 지쳐있는 상황이고 그런 게 댄디한 모습이 아니라 세월의 흔적과 지친 마음이 보이길 바랐다. 다른 시간대에 멋지게 나오니까 그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어떤 시간대를 연기할 때 행복했나.

▶마지막 엔딩이 행복했다. 민주는 인규랑 지난 꿈을 얘기하면서 희망과 용기를 다잡을 때. 그리고 뭔가 바로 옆에 있는 존재에게 함께 해주기를 큰 용기를 내서 고백하는 마음이잖나. 모든 기억이 사라지고 다시 어떤 운명이란 힘이 작용한, 버스에서 내린 후의 준희와 시헌이가 마주하는 장면도 좋아한다. 가장 마지막의 때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이번 작품 준비하면서 그 질문을 많이 받고 꽤 들었다. 타임슬립을 한다면 어느 때로 돌아가고 싶냐고. 근데 저 역시 지금 현재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또 그런 걸 보면 배우로서도 그 현재가 제일 중요한 사람이었나 보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러 가고는 싶지만, 그리워질 것 같다. 그래서 저는 현재를 잘 살고 싶다.

-기억에 남는 신은.

▶민주가 학교에 돌아온 옥상신은 바람이 너무 불어서 힘들었다. 운동장으로 장소를 바꿔서 찍었다. 준희와 시헌이가 마지막 여행을 하던 곳은 제주도였는데 시간과의 사투였다. 주어진 시간 안에 찍어야 하는데 관광객이 정말 많았다. 키스신을 찍으면 주변에서 '어머어머. 꺄!' 소리치시고, 그때 정말 정신을 단단히 집중해야 했다. (웃음) 이런 환호 속에서도 시헌과의 이별만 떠올려야지 싶었다.

-준희와 민주가 마주한 장면의 연기는 어떻게 몰입했나.

▶주고 받는 것처럼 호흡이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상대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거니까 언제 말이 끝날까 무서워서 잔뜩 긴장했다. 미리 연기를 해놓은 모습을 대답을 하면 쫓기는 기분이 든다. 스태프에게 대사를 쳐달라고 하면 허공을 보고 상상하는 느낌으로 연기를 진행했다. 그림 앞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해보고 싶더라. 촬영하다가 너무 어려운 마음이 들어서 혼자 주저 앉은 적도 잇다. 한숨 내뱉고 다시 '으쌰으쌰'하고 촬영 이어나갔다. 촬영 스태프들과 감독님들이 정말 도와주셨다.

-복잡한 서사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어려워서 단 번에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결국 사람은 사랑을 갈구하니까, 그 필연적인 사랑을 깊이 원하지 않을까. 운명적인, 필연적인 사랑이 흘러간다고 하더라도, 그걸 단 하나의 존재가 알아봐주길 바라는 마음은 많은 사람들과 공통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복잡한 타임라인 속에서도 결국 만나고야 마는, 그런 것.

배우 전여빈 / 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 제공

-해외팬들의 반응은.

▶반응을 아주 소극적으로 찾아보는 중이다. 떨려서 못 보고 있다. 정주행을 마치고 상기된 마음이다. 이런 것이 내 안에서 가라앉아야 시청자분들이 주시는 피드백을 조금 더 잘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조심스러운 마음이다.

-이 작품을 본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걸 묻고 싶나.

▶어렵다. 연인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지키고 싶었던 순간이 있지 않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해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나로서 살아가던 중, 뭔가 지키고 싶었던 순간에 대해 환기하게 되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지금도 이 작품 정주행하면서 불쑥 불쑥 기억이 나더라. 여러분 마음에는 어떤 시간, 어떤 사랑이 떠올랐는지 궁금하다. -대세 여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

▶앞으로 긴 호흡을 갖고 열심히 하고 싶다. 제가 원하는 것처럼 일을 해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장이 아니더라도 긴 호흡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하길 잘했다라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순간이 쉽지는 않다. 절대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조금 더 차분하게 노력하자고 마음 먹는다. 그게 반복이다. 너무 감사하니까 더 노력하자, 그럼 어떻게 노력할까 이 고민을 늘 하고 있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