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고 돌아오고 부진하고’ LG 의도치 않은 변화와 포스트시즌 선발 오디션, 누군가는 +1으로 간다[SS시선집중]

윤세호 2023. 9. 1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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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염경엽 감독이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선발등판한 최원태를 지켜보고 있다. 2023.08.12.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빅딜을 이룬 7월 말까지만 해도 선발진이 고정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저런 변수가 발생하면서 피할 수 없는 변화와 마주했다. 포스트시즌에 나설 원투 펀치는 사실상 확정됐으나, 3선발부터 물음표다. 포스트시즌 대비 4인 로테이션과 더불어 +1 구실을 할 투수 오디션도 진행되는 LG다.

지난 7월 29일 최원태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순간만 해도 로테이션이 완성된 것 같았다. 아담 플럿코·케이시 켈리 외인 원투펀치에 최원태가 3선발을 맡고 4선발 임찬규, 5선발 이정용 로테이션을 구축했다. 켈리가 전반기 기복에서 벗어나고, 이정용이 선발 전환 성공을 이루면, 경쟁력 있는 선발진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런저런 변수가 터졌다. 7월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무결점에 가까운 투구를 펼친 최원태가 다른 사람이 된 듯 고전하고 있다. 최원태는 당시 두산전까지 올시즌 18경기에 선발 등판해 108.1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3.07로 활약했다. 그리고 이후 6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10.13으로 무너졌다. 7월 30일까지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 12회였는데 이후 단 한 번도 QS를 올리지 못했다.

LG 구단이 진단한 부진 원인은 지난해보다 늘어난 이닝수. 2022년 정규시즌 105.2이닝에 불과했던 최원태가 작년 이닝수를 초과한 만큼 휴식이 필요하다고 봤다. 8월말에 최원태 엔트리 제외를 계획했는데 우천 취소로 열흘의 여유가 생겨 엔트리 제외를 철회했다. 이후 두 번의 등판에서 이렇다 할 반전은 없었고 지난 11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부진 원인은 커맨드다. 구위는 여전히 LG 토종 선발 중 최상급인데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나는 공이 많다. 장기인 투심 패스트볼이 존에서 빠지고 슬라이더는 회전이 풀린 채 포수 미트를 향한다.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을 구사하다가 안타를 맞는 등 구종 배합에도 애를 먹는 모습이다. 체력 회복과 더불어 볼배합도 정돈할 필요가 있다.

LG 우완선발투수 최원태가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프로야구 KT위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고 있다. 2023.0905. 수원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에이스 플럿코는 작년에 이어 다시 시즌 막바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달 29일 왼쪽 골반 타박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처음에는 회복까지 5주가 필요하다는 진단이었는데 차도가 좋다. 3주가 지난 시점에서 회복됐고 이번주 캐치볼에 들어간다. 투구에 큰 영향을 주는 어깨나 팔꿈치 부상이 아닌 만큼 실전 복귀 시점도 예상보다 일찍 잡힐 전망이다.

LG 선발투수 플럿코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 2회말 악송구로 동점을 허용한 후 볼을 건네받고 있다.2023.06.07.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최원태의 부진, 플럿코 부상 이탈 등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호재도 공존한다. 플럿코가 로테이션에서 제외되자 LG는 2군에서 실전을 치르며 대기하고 있던 김윤식을 1군으로 올렸다. 지난 2일 잠실 한화전에서 약 3개월 만에 1군 무대에 올라 5이닝 1실점했다. 지난 8일 광주 KIA전에서도 5.2이닝 1실점. 작년 후반기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던 모습을 재현하는 김윤식이다.

LG 김윤식이 지난 8일 광주 KIA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켈리의 부활, 이정용의 순항도 긍정적인 요소다. 켈리는 지난달 17일 대구 삼성전부터 지난 6일 수원 KT전까지 최근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25이닝 3자책)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전반기 커맨드 기복에 따른 실투로 이례적인 부진에 빠졌는데 최근 특유의 보더라인 피칭이 살아났다. LG는 이정용이 선발 등판한 7월 27일 수원 KT전부터 지난 7일 수원 KT전까지 6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이정용은 이 기간 4승 0패 평균자책점 2.45로 선발 투수 연착륙을 이뤘다.

켈리가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T위즈와 LG트윈스의 경기 7회말 알포드 타구를 홍창기가 호수비로 잡아내자 두팔을 번쩍들어 환호하고 있다.2023.09. 06. 수원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아픈 선발 투수, 부진한 선발 선수,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선발 투수, 변신에 성공한 선발 투수까지 여러모로 변화가 심하지만 선발진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오는 14일 창원 NC전부터 시작하는 이번 주 일정은 케이시 켈리~이정용~김윤식~임찬규 로테이션이 예상되는데 남은 한자리는 이민호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윤식처럼 2군에서 3개월 캠프에 임한 이민호가 김윤식처럼 건재함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선발 등판이 곧 포스트시즌 시험대이기도 하다. 선발 투수의 모습 하나하나가 포스트시즌 선발진 구성에 굵직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플럿코와 켈리 원투펀치는 사실상 확정. 최원태, 임찬규, 이정용, 김윤식 중 두 명이 포스트시즌 로테이션에 들어간다. 네 명 모두 중간 투수 경험이 있다. 최원태와 이정용은 1년 전 포스트시즌에서 필승조를 맡기도 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25경기에서 가을 야구 승리 공식을 만들어야 하는 LG다.

LG 트윈스 이정용이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3. 9. 7.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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