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시속’ 전여빈 “원작 리메이크 부담, 너무 떨려 반응 못 찾아봐”[EN:인터뷰①]

박수인 2023. 9. 1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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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전여빈이 '너의 시간 속으로'를 통해 첫 1인 2역을 소화한 소감을 밝혔다.

전여빈은 9월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각본 최효비/연출 김진원) 인터뷰에서 얼굴은 같지만 서로 다른 인물인 준희, 민주를 소화하기까지 과정을 전했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과 친구 인규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이다.

전여빈은 "1인 2역을 너무 잘 해내고 싶은 사람었다. 배우는 본능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 감성, 표현하고 싶은 게 큰 사람이 선택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1인 2역은 마땅히 잘 수행하고 싶은 과제였다. 하지만 촬영하는 데 있어서는 마냥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너무나 잘 만들어진 원작이 있었고 글에서부터 준희와 민주가 극명한 온도차가 있었다. 표현할 수 있는 온도가 있어서 글에 집중하면서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 한신 한신 만들어 나가고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간 순간 어려워서 감독님께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계속 여쭤봤다. 함께 해주는 매니저님, 스태프분들께 계속 의견을 체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준희가 되고 싶어하는 민주 연기에 대해서는 "후반부에는 민주가 보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었다. 감독님의 염려 중 하나가 민주, 준희가 너무 미워보일까봐였다. 민주는 다시 자신의 몸으로 들어온다음 곱절로 절망을 겪었을 것 아닌가. 변곡점을 겪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욕망이나 결핍, 어떻게 채우고 싶어하는지 표현을 잘 드러내고 싶었다. 시각적으로, 온도적으로도 다르게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연기해나갔다. 연기는 준희, 민주 둘 다 힘들었지만 배우로는 행복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고 고민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현장이었으니까. 원작이 너무 큰 사랑을 받았고 가가연님도 너무 훌륭하게 연기해내신터라 동시에 괴롭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준희, 민주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둘 다 저에게 있는 것 같다. 감독님이 30대 회사생활을 하는 준희 모습은 저처럼 연기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회사생활을 하는 준희의 모습은 아픔이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씩씩하고 당당하고 자신의 리듬대로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기를 바랐다. 감독님이 저처럼 해달라고 주문해주시는데 저는 또 그게 어렵더라.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구현하는 게 쉬운 일인가 싶었다. 오히려 그 제안이 어렵게 느껴져서 제가 해석한 준희를 그려나가려고 했던 것 같다. 민주의 모습에 있어서는 당당할 때도 있고 의기소침할 때의 저도 있기 때문에 가깝게도, 멀게도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다. 내가 편하게 표현할 수 있는 모먼트를 만나려고 노력했다"면서도 "인물에 접근할 때 닮았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저와의 공통점을 찾지 않는다. 오로지 배우로서의 본능으로 캐릭터를 찾아가려고 한다.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글이다. 언어의 리듬, 호흡, 에너지의 강약을 느끼려고 하는 편이라서 그런 부분을 조금 위험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닮았다고 하는 순간 너무 쉽게 다가가려고 할 때가 있는 것 같아서 섣불리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해보자면 민주보다는 준희와 더 가까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극 중 설명적 표현 장면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전여빈은 "'상견니'가 21부작으로 알고 있는데 줄이고 줄이다 보니 말로 설명을 해줘야만 하는 부분이 있었지 않았을까 한다. 저는 마땅히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방법이 있었다면 해주지 않았을까 한다. (제작진이) 충분히 고민해주셨을 테지만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충분히 공감한다"고 답했다.

'기억의 방'에서 자신과 대면하며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먼저 찍어놓고 그 장면을 스크린으로 플레이 해서 연기로 받아쳐야 했다. 보통은 말을 주고 받는 것처럼 호흡이 왔다갔다 하는데 걔는 걔대로 계속 얘기하는 거다. 언제 (영상 속) 말이 끝날까 잔뜩 겁나서 연기하게 되더라. 정말 쉽지 않았다. 나중에는 감독님께 부탁드렸다. 자꾸 쫓기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스태프 분이 건조하게라도 대사를 해주면 상상을 하면서 연기를 하겠다고 했다. 어떤 날은 그 장면을 준비하다가 혼자 주저앉은 적도 있다. 한숨을 내뱉고 또 촬영을 이어나갔다. 그 장면을 위해 감독님, 스태프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그린' 앞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또 기회가 온다면 열심히 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잘 해보고 싶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원작인 만큼 리메이크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고. 전여빈은 "원작을 몇 해 전에 봤다. '너의 시간 속으로'에 참여하게 됐을 때는 감독님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레퍼런스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모방에만 머물게 될까봐, 우리만의 살을 붙이지 못하게 될까봐 염려했던 것 같다. 그 부분을 주의하려 했던 것 같고 원작을 뛰어나게 만들어냈던 제작진에 대한 존중, 존경의 마음이 있으니까 다시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부담감이 계속 있었던 것 같기는 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너무 떨려서 작품에 대한 평가를 적극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조금만 더 시간이 쌓이고 용기가 생기면 들여다볼까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반응을 소극적으로 찾아보고 있다. 아직 너무 떨린다. 그거 찾아보고 있으면 잠을 못잘 것 같다. 오늘 인터뷰하고 며칠 좀 지나면, 마음이 평온해질때 쯤 천천히 보려고 한다. 넷플릭스는 먼저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3화까지만 보고 못 봤다. 저도 정주행을 마친지 얼마 안 됐다. 상기돼있는 마음이라 좀 가라앉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 마음이 정리되면 주시는 피드백을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조심하는 마음으로 있다. '글리치' 때 반응을 열심히 봤기 때문에 지금 조심히 하고 있다. 주시는 반응에 내 마음이 높아지고 낮아지는 걸 흡수하다 보니까 선을 두고 보고 싶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내비쳤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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