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노는 땅 팔거나 임대할수 있다... 27년만에 규제 대폭 완화
앞으로 대학이 학생 교육에 필요 없는 땅은 팔거나 임대할 수 있다. 대학 통폐합도 쉬워진다. 10년 넘게 이어진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들의 상황을 감안해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교육부는 12일 ‘대학 설립·운영 요건’ 일부 개정령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현재 대학을 설립·운영할 때는 ‘4대 요건(건물·땅·교원·수익용 기본 재산)’을 갖춰야 한다. 1996년 제정했는데 급변하는 교육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 규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예컨대 학생 정원이 1000명이 넘는 대학은 설립 인가를 받은 뒤에도 학생 1인당 기준 면적의 2배 이상 땅을 확보해야 한다. 온라인 수업이나 대학 간 수업 교류가 활발해지는 상황인데도 필요 이상으로 땅을 많이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대학을 설립할 때만 4대 요건을 갖추고 설립 이후엔 ‘땅(교지)’ 기준은 충족하지 않아도 된다. 건축법상 기준 면적만 확보하면 된다. 대학은 놀고 있는 땅을 매각이나 임대 등 수익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건물 면적 규제도 완화했다. 자연·공학·예체능 계열 학생 1인당 기준 면적은 기존 17~20㎡에서 14㎡로 낮춘다. 대학이 건물 면적 기준을 100% 충족했을 때 추가로 땅과 건물을 빌려 쓸 수도 있다.
대학 간 통폐합도 수월해진다. 통폐합 때 정원을 일부 줄이도록 한 규정을 없앴다. 그동안 4년제 대학과 전문대를 통합할 경우 전문대 정원을 최대 60%까지 줄여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통폐합 대상도 비수도권 사이버 대학까지 넓어진다. 캠퍼스 이전 역시 쉬워진다. 원래는 기존 캠퍼스와 새 캠퍼스 모두 땅·건물 기준 면적을 100% 이상 확보해야 설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론 새 캠퍼스만 이런 기준을 갖추면 된다.
겸임·초빙 교수 규정도 완화된다. 겸임·초빙 교수를 활용할 수 있는 비율을 ‘전체 교원의 5분의 1까지’에서 ‘3분의 1까지’로 늘렸다. 산업 현장 전문가들이 대학교수로 더 많이 활약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 디지털 전환 등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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