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120광년 떨어진 미지의 행성, 바다를 품었을까
대기에서 메탄과 이산화탄소 검출
물로 이뤄진 바다 존재할 가능성
지구 플랑크톤 배출 물질도 발견
추가 관측으로 생명체 가능성 검증
지구에서 120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에 물로 이뤄진 바다가 출렁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우주 망원경의 관측 결과가 나왔다. 바다는 생물이 생성되고 살아가기에 적당한 환경이다. 지구 밖 생명체를 찾기 위한 연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을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연구진은 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에 달린 고성능 분광기로 지구에서 120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 ‘K2-18b’ 대기를 관찰한 결과, 메탄과 이산화탄소 분자가 발견됐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대기에서 잡혔다는 뜻은 화학적인 관점에서 K2-18b가 수소가 풍부한 대기와 물로 이뤄진 바다를 가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K2-18b 행성에서는 2019년 수증기가 관측됐다. 이번에 메탄과 이산화탄소까지 확인되면서 K2-18b가 생명체에 친화적인 환경을 갖춘 행성일 가능성이 더 커졌다.
K2-18b는 지구 크기의 2.6배, 질량은 8.6배다. 지구보다는 덩치가 크고 무겁지만, 해왕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태양계 안에는 K2-18b와 유사한 행성이 없다. 말 그대로 미지의 세계다. K2-18b는 모항성과 거리가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아 온도도 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2-18b가 천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K2-18b 대기에 ‘디메틸황화물(DMS)’이 존재할 가능성이 포착된 점이다. 지구 대기에도 DMS가 있다. 대부분 바다에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방출한 것이다.
연구진은 공식 자료를 통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통해 DMS가 대기에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추가 검증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여기서 DMS가 상당히 많이 검출된다면 K2-18b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는 셈이다.
다만 이 같은 ‘녹색 신호’에도 연구진은 생명체 존재 여부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태도다. K2-18b 대기의 두께가 얇고, 바다 또한 얕다면 생명체의 서식을 확신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바닷물의 온도가 생명체가 살기에는 너무 높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진은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외계 행성에서 생명체를 확인하는 데 있다”며 “이는 우주에서 사람의 위치에 대한 이해를 변화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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