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당시 해군 “홍범도함이 1순위…독립운동사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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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해군 1800t 잠수함 '홍범도함' 이름 변경 검토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박근혜 정부 시절인 8년 전 해군이 홍범도함의 이름을 결정하며 "국민적 관심도 증가로 독립운동사 재조명이 기대된다"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군본부에서 제출받은 '잠수함 함명 및 선체번호 제정' 자료를 보면, 2015년 12월 해군은 무장투쟁을 한 항일 독립운동가 가운데 전투공적과 인지도를 고려해 홍범도 장군, 이봉창 의사, 이범석 장군 등 3명을 우선 검토대상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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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중 전투공적·인지도 가장 높다 평가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해군 1800t 잠수함 ‘홍범도함’ 이름 변경 검토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박근혜 정부 시절인 8년 전 해군이 홍범도함의 이름을 결정하며 “국민적 관심도 증가로 독립운동사 재조명이 기대된다”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범도 장군은 당시 함께 검토 대상에 오른 다른 독립운동가에 견줘 전투 공적과 인지도가 가장 높아 ‘1순위’로 꼽혔다.
12일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군본부에서 제출받은 ‘잠수함 함명 및 선체번호 제정’ 자료를 보면, 2015년 12월 해군은 무장투쟁을 한 항일 독립운동가 가운데 전투공적과 인지도를 고려해 홍범도 장군, 이봉창 의사, 이범석 장군 등 3명을 우선 검토대상으로 선정했다.
검토 결과 3명 모두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았고 이달의 독립운동가·호국인물에 선정되는 등 함명 제정 기준에 부합했다. 해군은 “전투공적과 군 연관성 측면에서는 봉오동·청산리 전투를 지휘한 홍범도 장군과 이범석 장군이 (이봉창 의사에 견줘) 함명 제정 기준에 보다 부합한다”며 “국민 인지도는 홍범도 장군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해군은 “홍범도 함명 제정시 해외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민족 자긍심을 고취하고 국민적 관심도가 증가해 독립운동사 재조명과 친해군화 홍보효과가 기대된다”며 홍범도 장군을 1순위로 꼽았다. 이같은 검토결과를 바탕으로 2016년 2월 ‘홍범도함’으로 함명이 결정됐고, 같은 해 4월5일 진수식이 열렸다. ‘홍범도함’은 1800t 손원일급 잠수함 가운데 7번째로 만든 잠수함으로, 손원일급 잠수함은 3번함 안중근함부터는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의 이름을 붙여, 김좌진함(4번함), 윤봉길함(5번함), 유관순함(6번함), 홍범도함(7번함), 이범석함(8번함), 신돌석함(9번함) 등이 있다.
한편, 함명 검토 당시 해군은 최근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 연관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 ‘자유시 참변’에 대해서도 참고자료에 ‘홍범도 장군은 자유시 참변 이후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했다’ 정도로만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시 참변은 1921년 6월 소련 극동 공화국 아무르 주 자유시에서 소련 적군이 무장해제를 거부한 대한의용군을 무력 진압한 사건이다.
해군 말고도 국가보훈부의 전신인 국가보훈처가 전두환 정권 때인 1987년 작성한 ‘대한민국 독립유공자 공훈록’ 제4권에 있는 홍범도 장군 부분을 보면 “1921년 6월 소련 공산당의 배반으로 독립군은 무장이 해제되고 포로가 되는 등 소위 ‘자유시 참변’을 겪게 되었다”고 적혀 있다. 이 공훈록에는 국방부가 밝힌 자유시 참변 연관 의혹이 전혀 없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 국방부 소속 전쟁기념사업회가 작성한 ‘전쟁 유공 추모 대상자 공훈카드’의 홍범도 장군 ‘공적세부내용’에도 “소련으로 건너가 활동하다가 소련군의 배신으로 자유시 참변을 겪었다”고 적혀 있다. 홍범도 장군을 자유시 참변의 피해자로 규정한 셈이다.
안규백 의원은 “그 당시에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하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냐”며 “(홍범도함 함명 변경 시도는) 헌법정신을 잇고 있는 독립운동의 가치를 지우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해군 관계자는 11일 열린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홍범도함 함명 변경 관련해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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