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 김의철 사장 해임안 의결

김 사장 "해임에 이를 큰 잘못 안 해" 법적 대응 예고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KBS 이사회가 김의철 사장 해임안을 의결했다. 이에 김 사장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냈다.

12일 KBS 이사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김 사장의 해임안을 표결한 결과 표결에 참여한 6명이 모두 찬성해 의결이 이뤄졌다. 야권 측 이사 5명은 김 사장 해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KBS 이사회 총원은 11명이다. 최근 야권 측 남영진 전 이사장과 윤석년 전 이사가 해임되고 여권 측 서기석 이사장과 황근 이사가 들어오면서 여야 6대 5 구도로 역전됐다.

이 가운데 지난달 30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여권 측 이사들이 김 사장의 해임 제청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들은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영 악화, △직원 퇴진 요구로 인한 리더십 상실, △불공정 편향 방송으로 인한 대국민 신뢰 추락,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직무유기 및 무대책 일관 등을 해임제청 이유로 들었다.

이와 관련해 김 사장은 “여당 추천 이사들이 든 사장 해임 사유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거나 주관적 판단에 따른 주장에 불과하다. 해임 제청안에 명시된 해임 사유 가운데 어떤 것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아울러 그는 “이번 해임제청은 부당하며 KBS와 대한민국 공영방송 제도의 정치적 독립을 전면 훼손하는 행위라고 판단한다”면서 “이사회에서 해임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성실히 소명하고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추가로 낸 입장문을 통해서도 김 사장은 “해임 제청안 상정 이후 이사회의 소명 절차에 성실히 임했으나 수십 쪽에 이르는 소명서를 제출한 지 채 24시간이 지나지 않아 해임 제청안이 의결됐다. 소명을 듣고 충분히 검토한다기보다는 뭔가 쫓기듯 시간을 정해 놓고 형식적인 요식행위를 거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하며 반발했다.

그는 이어 “부족함이 많았지만 KBS 사장으로서 해임에 이를 만큼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동안 KBS 사장에 대한 법률적 다툼에서 사법부는 ‘KBS 사장의 임기 제도는 공영방송의 독립성, 공정성, 자율성을 보장하는 데 필요해 마련한 것이라 해임 처분 기준을 다른 공공기관보다 더 높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지루한 법정 공방이 계속될 테고, 그 과정에서 겪을 개인적, 사회적 고통이 엄청나겠지만 피하지 않겠다. 담담하고 당당하게 그리고 담대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1990년 KBS에 기자로 입사해 탐사보도팀장, 사회팀장, 보도본부장을 지낸 뒤 KBS 비즈니스 사장을 역임했다. 2021년 12월 제25대 KBS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임기는 2024년 12월 9일까지다. KBS 사장 해임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김현식 (ssik@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