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초대 대통령 하야방송 생생… 철든 후에 그분의 진면목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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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감히 이승만 초대 대통령 역을 하다니 너무 송구해서 할 수 없다고 했어요. 이미지도 맞지 않고요. 그랬더니 제작진이 '그저 가슴으로 해 달라'고 하는 거예요. 아, 그러면 해 보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배우이기도 한 그는 최근 완성된 다큐멘터리 영화 '기적의 시작'에서 이 초대 대통령 역할을 맡았다.
그가 수년 전 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 자문위원을 맡은 것은 그런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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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역사관 비트는 사람들
손발 묶어 달라고 매일 기도
바른 국가관 전하려 공연 계속
하나님이 내게 준 역할 다할것”
“제가 감히 이승만 초대 대통령 역을 하다니 너무 송구해서 할 수 없다고 했어요. 이미지도 맞지 않고요. 그랬더니 제작진이 ‘그저 가슴으로 해 달라’고 하는 거예요. 아, 그러면 해 보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임동진(79) 목사는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로 11일 이렇게 말했다. 배우이기도 한 그는 최근 완성된 다큐멘터리 영화 ‘기적의 시작’에서 이 초대 대통령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는 이승만의 일대기를 다루며, 독립운동·건국활동·6·25전쟁 승리·산업화 기초 과정 등에 초점을 맞췄다. 제작사인 퓨어웨이픽쳐스의 권순도 감독이 20여 년 모은 자료를 근거로 했다. 이 초대 대통령의 양아들 이인수 박사 내외, 고 백선엽 장군,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등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임 목사는 이승만이 반공 연설을 하거나 하와이에서 외롭게 말년을 보내는 장면 등을 재현했다.
“제가 고교 1학년 때 4·19가 있었습니다.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것이어서 당시에 의기투합했지요. 이 대통령께서 하야 성명을 발표하시는 것을 라디오로 들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부정 선거는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이 저지른 일이어서 이 대통령은 관계없었으나 책임을 지고 하야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지요. 저는 철 들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건국대통령으로서 이 분이 계시지 않았다면 우리가 오늘의 번영을 누릴 수 없을 것임을.”
그가 수년 전 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 자문위원을 맡은 것은 그런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제 능력이 부족하지만, 하나님이 주신 나라인 대한민국의 의(義)를 구하는 데 써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지요.”
그는 매일 나라와 겨레를 위해 기도한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국가 이념과 역사관을 비틀어놓는 사람들의 손과 발을 묶어주십시오, 라고 간절히 청합니다.”
그는 지난 2006년 루터대 대학원 신학과를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경기 용인시에서 교회 담임 목사로 9년간 헌신하다가 지난 2014년 홀연히 떠났다. 후임자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원로 목사’ 직함도 사양했다. 그런 그가 힘을 쏟는 일은 문화 사역이다.
“아시다시피, 그동안 연극 공연 활동을 꾸준히 해 왔습니다. 인문학적 바탕으로 바른 국가관을 전하는 공연을 펼치는 것이지요.”
임 목사는 미자립교회(개척교회)들이 부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며 웃었다. “그런 교회의 상황을 보면 마음이 힘들지만, 기꺼이 갑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역할이니까요.”
그는 20여 년 전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져 팬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그런 과거가 무색할 만큼 건강하게 활동하고 있다. 11일에도 경기 동두천시가 곧 여는 ‘어유소 장군 행차 재현’ 축제를 시문화원 관계자들과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가 어 장군 역할을 맡아 시가행진을 할 계획이다. “동두천시가 참 훌륭합니다. 조선 초 장군인 어유소를 통해 나라 사랑을 되새기는 축제를 하니까요. 저는 앞으로도 이런 일을 계속 펼칠 것입니다.”
장재선 전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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