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응원이 큰 힘...생고기 먹는 도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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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님이 틈틈이 응원해 주시고, 마지막 촬영 땐 방문도 해주셨어요. 봉 감독님이, 유재선 감독님만 믿고 가면 된다고 확신을 주셨죠."
배우 이선균(사진)은 최근 서울 삼청동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영화 '잠' 제작을 응원해 준 봉 감독에 이같이 감사를 표했다.
봉 감독의 연출부 출신인 유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자 칸 영화제 초청작이어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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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님이 틈틈이 응원해 주시고, 마지막 촬영 땐 방문도 해주셨어요. 봉 감독님이, 유재선 감독님만 믿고 가면 된다고 확신을 주셨죠.”
배우 이선균(사진)은 최근 서울 삼청동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영화 ‘잠’ 제작을 응원해 준 봉 감독에 이같이 감사를 표했다.
영화 ‘잠’은 신혼부부인 현수(이선균 분)와 수진(정유미 분)의 일상을 덮친 수면 장애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봉 감독의 연출부 출신인 유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자 칸 영화제 초청작이어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이선균은 작품 선택 과정에서 봉 감독의 추천도 영향이 있긴 했지만, 정말 그를 사로잡은 건 대본이었다.
“봉 감독님의 영향이 없진 않았어요. 그런데 대본이 워낙 군더더기가 없었어요. 신인 감독들은 주로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을 수 있는데, 유 감독님은 정확한 콘티로 꾸밈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장르를 밀고 나가는 힘이 있었어요.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에요.”
영화 장르는 복합적이다. 잠이라는 일상적인 소재에 공포, 스릴러, 미스터리, 멜로 등 다양한 색채를 입혔다. 그러나 이선균은 영화가 오히려 코미디 같았다고 했다.
“공포 영화라고 느끼진 않았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부부의 멜로로 봤어요. 남편이 수면장애가 있으면 부부가 잠깐 떨어져 있으면 될 일을, 굳이 극복하려고 하는 게 마치 코미디처럼 보였어요. 그리고 그 안에서 현실적인 공포가 다가오니까 재밌었죠.”
이선균은 영화에서 수면 중에 생고기와 날달걀을 서슴없이 씹어 먹는다. 영화에서 가장 기괴한 장면으로 꼽힌다. 이러한 촬영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그는 오히려 감사하게 여겼다.
“어릴 때 영화 ‘고래사냥2’에서 안성기씨가 생닭을 먹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저도 그런 도전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작진이 또 음식을 최대한 안전하고 맛있게 준비해줘서 무사히 촬영했어요.”
이번 작품에서 그는 배우 정유미와 네 번째 호흡을 맞췄다. 앞서 이들은 ‘첩첩산’(2009), ‘옥희의 영화’(2010), ‘우리 선희’(2013)등 홍상수 감독의 세 작품에서 같이 연기한 바 있다. 이들이 극 중에서 찰떡 케미를 자랑하는 것도 이 덕분이다.
“홍 감독님 작품에서 호흡을 많이 맞췄는데, 저는 정유미씨랑 제일 잘 맞는 것 같더라고요. 현실적인 연기를 주고받다 보니까 좀 더 친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이선균은 올해로 데뷔한 지 20년이 훌쩍 넘었다. 1999년 뮤직비디오로 얼굴을 알린 그는 각종 드라마, 시트콤, 영화로 스펙트럼을 넓히며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그는 연기의 가장 큰 재미로 ‘간접 경험’을 꼽았다.
“여러 캐릭터를 간접 경험하는 것이 가장 재밌어요. 제가 주체가 돼서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는 숙제가 주어지는 거잖아요. 안주하지 않고 계속 고민하고 발전하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연기가) 삶의 동력도 돼요. 연기가 업이 돼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는 20년이 넘도록 다양한 장르와 작품을 접했지만 아직도 해보지 않은 장르가 하나 있다고 했다. 바로 히어로물이다.
“능력있는 캐릭터들이 나오는 히어로물을 해보고 싶어요. 어릴 때 정말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딱히 없어요. 배우는 주어지면 해내는 직업이지,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니까요.” 이현정 기자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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