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김정은 방러 수행단, 4년 전과 비교해 군사 담당자 많아”
통일부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수행단과 관련해 “2019년 방러와 비교했을 때 군사 분야 담당자들이 많이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병철 노동당 비서,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최선희 외무상, 오수용 당비서, 박태성 당비서,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 김명식 해군사령관, 박훈 내각 부총리, 한광상 경공업부장 등이 수행자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지난 10일 오후 평양에서 특별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에 이어 환송 나온 당·정·군 간부들과 악수하는 수행단 면면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과 현송월 당 부부장의 모습도 보였다.
군부 서열 1위인 리병철 비서(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와 김 위원장 최측근인 박정천 부장 등 군부 핵심들이 동행함에 따라 이번 방러는 군사협력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과학 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오수용 당비서와 과학 교육을 담당하는 박태성 당비서가 동행한 것으로 볼 때 위성 등 과학 분야의 논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건설을 담당하는 박훈 내각 부총리와 한광상 당 경공업부장도 수행하고 있다”며 “이 부분은 (북한) 노동자 송출 같은 분야에서 논의가 있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공업부장은 어떤 부분일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데 해당 분야의 수출입과 교역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사전 예고한 북·러 정상회담 개최일은 이날 아니면 다음날일 것으로 통일부는 내다봤다. 통일부 당국자는 “가까운 사례인 2019년 4월24일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고 25일 정상회담하고 26일 (북한으로) 출발했다”며 “비슷한 일정을 따른다고 보면 오늘 아니면 내일 (개최가) 유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상회담 장소에 대해 “4년 전에는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에 있는 극동연방대학이었다”며 “그 곳에서 동방경제포럼이 개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그 외의 장소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북·러 정상회담이 동방경제포럼 행사에서는 열리지 않을 예정이라고 11일(현지시간) 밝힌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동방경제포럼에서 만나지 않는다는 게 공간적으로 분리될 수 있으면 그 근처나 내부에서 (회담이) 가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모든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일 대 일 양자 간 정상회담은 있었지만 다자간 회담에 참석한 적은 없다”며 “다자간 회담에 참석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게 관리하기 어려운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북측에서 볼 땐 김 위원장 의전에 차질이 생길 여러 우려가 있어서 다자회담은 기피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 전용열차가 거쳐 간 북한 내 철도 상황에 대해 “매우 열악하기에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한다”며 “전반적으로 양호한 시설일 경우에도 ‘표정 속도’가 (시속) 100㎞ 미만으로 알려져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방향 철도는) 신의주 쪽 라인보다는 훨씬 더 열악한 걸로 알려져있다”며 “정상적인 속도를 낼 수 없는 노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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