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방탄소년단 RM "이 얼마나 복받은 생인가…여러분 덕" 29번째 생일 자축

김세아 2023. 9. 1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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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세아 기자]
방탄소년단 RM / 사진=텐아시아DB


방탄소년단(BTS) 멤버 RM(본명 김남준)이 자신의 생일을 자축했다.

12일 RM은 글로벌 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20대의 마지막 생일이다. 생일이라는 게 제 직업적 특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늘 약간의 쑥스러움을 동반한다. 스스로 별 것 아닌 날이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축하해주셔서 참 행복하고 복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RM은 "김남준이 '김남준'이 되기까지 그저 하고 많은 365일 중의 한 날이겠지만, 스물아홉의 나 자신에게도 생일이 그저 스치는 날이 되지 않은 것은 모두 여러분 덕"이라며 "전에 갈수록 말하는 것이 어려워져서 슬프다는 말을 했었다. 그 사실은 여전히 여전한 것 같다. 그래도 많이 담담해졌다. 평생 한 번 받아볼까 하는 진심들을 장대비처럼 받아보는 바람에, 염세와 허무를 멋지다고 여겨왔던 제가 기질적으로 낙천적인 사람이란 것도 깨달았다"라며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주변에나마 제가 받은 사랑으로 풀이된 낙천성들을 나누며 살고 있고, 언젠가 나올 제 다음 곡들에도 꾹꾹 담고 있다"라며 "한낱 제가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방식으로 솔직할 수 있을까. 다 아는 사실이지만 가끔은 그것만으론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제가 방탄소년단이 되었나 싶기도 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해갈하고 싶어서. 프로그램이건, 인터뷰건, 춤이건, 뭐가 됐건, 이 얼마나 복받은 생인가요"라며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또한 RM은 "매번 제 생일의 편지는 제가 지금 도달한 곳의 각기 다른 사랑의 언어다. 여러분 덕에 저 정말 잘 살고 있고, 잘 살고 싶다. 그냥 매번 제 최신 최선의 버전으로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었다. 한분 한분 다 안아드릴 수는 없겠지만, 마음은 그 이상이다. 제가 어떤 모습이어도 사랑해달라고는 하지 않겠다. 다만 받은 만큼 저도 한 번 애써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20대의 마지막 생일도 이렇게 무탈히 지나간다. 어떤 하늘 아래 있어도 부디 건강하고 오래 행복합시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또 만나요"라고 덧붙이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2월 진, 지난 4월 제이홉이 입대해 군 복무 중이며, 다른 멤버들도 순차적으로 입대할 예정이다.
 

다음은 RM 글 전문

안녕하세요.

20대의 마지막 생일이네요.
생일이라는 게 제 직업적 특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늘 약간의 쑥스러움을 동반하네요. 스스로 별 것 아닌 날이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축하해주셔서 참 행복하고 복됩니다.

사랑은 누군가에게 이름이 생기는 것이란 생각을 종종 해요. 김남준이 '김남준'이 되기까지. 그저 하고많은 365일 중의 한 날이겠지만 스물아홉의 나 자신에게도 생일이 그저 스치는 날이 되지 않은 것은 모두 여러분 덕이에요.

최대한 솔직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지만, 팬과 가수라는 무형과 유형 사이의 존재들은 과연 무엇을 넘어 무엇까지 될 수 있는 걸까요. 사랑이라는 친절한 유령 아래 모든 것이 용인될 수 있을까요? 드러냄이 약점이 되고, 솔직함이 상처가 되는 경험을 지금도 퍽 겪고 있지만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전에 갈수록 말하는 것이 어려워져서 슬프다는 말을 했었죠. 그 사실은 여전히 여전한 것 같아요. 그래도 저 많이 담담해졌어요. 평생 한 번 받아볼까 하는 진심들을 장대비처럼 받아보는 바람에, 염세와 허무를 멋지다고 여겨왔던 제가 기질적으로 낙천적인 사람이란 것도 깨달았어요. 이거 기적 아닌가요. 저 요즘은 '와이 낫'을 달고 살아요. 주변에나마 제가 받은 사랑으로 풀이된 낙천성들을 나누며 살고 있어요.
그리고 언젠가 나올 제 다음 곡들에도 꾹꾹 담고 있고요.

그래요. 한낱 제가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방식으로 솔직할 수 있을까요? 다 아는 사실이지만 가끔은 그것만으론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방탄소년단이 되었나 싶기도 합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해갈하고 싶어서. 프로그램이건, 인터뷰건, 춤이건, 뭐가 됐건.. 이 얼마나 복받은 생인가요. 그리고 이것들이 항상 제가 어디에 와있는지, 두 눈으로 똑바로 보고 사고하고 싶게 해요.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랬죠. 우연은 우연을 가장한 운명이라고도 하고. 제가 지금 당신께 이 편지를 드리는 것도 그런 거 같아요. 저는 어떤 버전의 저였어도 이 편지를 2023년 9월에 쓰고 있었을 것만 같은 기분. 매번 제 생일의 편지는 제가 지금 도달한 곳의, 각기 다른 사랑의 언어랍니다. 여러분 덕에 저 정말 잘 살고 있고요. 잘 살고 싶어요. 그냥 매번 제 최신 최선의 버전으로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었어요. 한 분 한 분 다 안아드릴 수는 없겠지만 마음은 그 이상이랍니다. 제가 어떤 모습이어도 사랑해달라고는 하지 않을게요. 다만 받은 만큼 저도 한 번 애써보려고요.

20대의 마지막 생일도 이렇게 무탈히 지나갑니다. 어떤 하늘 아래 있어도 부디 건강하고 오래 행복합시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또 만나요.

당신의 생일도 미리, 혹은 조금 늦었지만 진심으로 축하해요 !
고맙습니다.

- 남준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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