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국방장관 탄핵 추진에 “이재명 대표야말로 탄핵 1 순위”
국민의힘은 12일 더불어민주당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등을 거론하며 “안보 공백이 생기면 민주당이 감당할 수 있겠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이 탄핵소추 추진을 통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쟁점화하자 안보를 이유로 들어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 장관교체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하려는 것이라며 문제 삼기도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오늘 의원총회에서 국방부 장관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절차를 밟을 거라고 한다”며 “국방부 장관 인사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굳이 탄핵을 서두르는 이유는 대통령의 인사권 제한을 통해 국정 흔들기를 시도하고 사면초가 상태인 (민주)당의 난국을 탄핵 이슈로 돌파하겠다는 정략적인 계산”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하루도 자리를 비워선 안 되는 국방부 장관을 탄핵해서 기어이 안보공백 사태를 만들려 하는 것이 기가 막힌다”며 “국회의 탄핵권은 정부의 위법이 명백할 경우 이를 견제하기 위한 입법부의 최후의 수단으로 마련된 것이지 야당이 불리할 때마다 국면전환용으로 쓰라고 만든 제도가 아니다. 무리한 탄핵 추진을 중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이 ‘야당에서는 국방부 장관 교체가 수사 외압 꼬리 숨기기라고 비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비난을 위한 비난”이라며 “인사 하겠다니까 꼬리 자르기라고 하고 인사 안 하겠다고 하면 모르쇠 또는 일방적, 독단적 국정을 한다고 비난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출구 없는 이재명 대표의 단식으로 아무리 조급하다지만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한 정쟁 시도는 결코 용납돼선 안 된다”며 “이 대표야말로 국민들 마음 속에 탄핵 1순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제 정세를 근거로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지금 러시아와 북한이 무기 거래를 하고 있고, 북한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막 쏘려고 하고 핵 실험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에 국방장관을 탄핵을 해서 안보 공백이 생기면 민주당이 감당할 수 있겠나”라며 “국방장관 탄핵은 대한민국 안보를 흔드는 행위다.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영호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이거야말로 진짜 안보 공백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군대의 수장이 손발이 묶여 있는 상황, 임명도 못 하고 해임도 못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지금 김정은과 푸틴이 만나서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면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는 건 정말 대단히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논의 중이다. 이날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연다. 민주당은 이 장관이 위법한 방법으로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 해병대 수사를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이 장관이 법을 어기고, 부당하게 수사에 개입한 사실이 낱낱이 드러났다”며 이 장관 탄핵소추 추진을 공식화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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