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3노조 “대선 전날밤 ‘PD수첩’은 미디어 이용 부정선거”… 방송 어땠길래

이가영 기자 2023. 9. 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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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짜깁기 녹음 그대로 1분간 들려주며
해설 자막엔 “尹이 어떻게 관여했는지 언급”
20대 대선 하루 전인 2022년 3월 8일 MBC 'PD수첩'은 뉴스타파 보도 내용을 자막을 붙여 그대로 전달했다. /MBC

작년 대선 전날 밤, MBC PD수첩이 인터넷매체 뉴스타파의 짜깁기 인터뷰 보도를 검증없이 내보낸 데 대해, MBC노동조합(제3노조)이 비판 성명을 냈다. 당시 뉴스타파는 대장동 사건 주범 김만배씨와 민노총 언론노조 신학림씨의 인터뷰를 짜깁기해 ‘대장동 사건은 윤석열 검사의 봐주기 수사에서 출발했다’는 취지의 영상을 만들고, 이를 기사로 보도했다.

제3노조는 11일 <PD수첩은 대선 전날 김만배 거짓말 녹음을 틀었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20대 대선 전날의 PD수첩 방송은 미디어를 악용한 부정선거나 다름없었다”며 “더 이상 공영방송이 특정 정치세력의 선거운동 도구로 추락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그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PD수첩 방송 중 뉴스타파 짜깁기 인터뷰 인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제3노조는 “녹음 내용의 진위에 대한 취재 흔적은 없었다”며 “PD수첩 제작진은 그런 건 알 필요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작년 3월 8일 MBC ‘PD수첩’은 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대선 D-1, 결정하셨습니까?’라는 제목의 방송을 했다.

방송에서 PD수첩은 대선 TV토론의 핵심 키워드를 ‘대장동’으로 지목한 뒤, ‘뉴스타파’가 이틀 전 보도한 김만배씨와 신학림씨의 인터뷰 내용을 1분여에 걸쳐 여과없이 그대로 내보냈다. 이 인터뷰는 짜깁기된 것이었다. PD수첩은 짜깁기 녹음을 틀면서 뉴스타파의 별도 해설도 자막을 붙여 내보냈다. 방송 자막은 “윤석열 당시 부산저축은행 부실 대출 사건 주임 검사가 이 사건에 어떻게 관여했는지도 언급합니다”라는 것이었다.

녹음본 뒤에는 송영길 당시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발언을 잇달아 들려줬다. 송 대표는 “왜 대장동 몸통이 윤석열과 박영수인가가 증명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고 했고,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편집을 두고 제3노조는 성명에서 “지금 들으면 기가 막힌 말들”이라며 “PD수첩이 원하는 게 무엇이었는지 어린아이도 눈치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재명 단일화 30초 설명, 윤석열 단일화 4분 비판

지난해 3월 8일 MBC 'PD수첩'은 윤석열·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 단일화 후 "국민의당 일부 당원은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고 방송했다. /MBC

대장동 사건 외 이날 PD수첩의 다른 대목에 대해서도 제3노조는 문제를 제기했다.

제3노조는 “이재명‧김동연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설명만 하고,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4분 넘게 잘근잘근 씹어댔다”며 “안 후보가 윤 후보를 비난했던 과거 발언까지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섬뜩한 악의까지 느껴졌다”고 했다.

실제 당시 영상을 보면, PD수첩은 이재명‧김동연 후보의 단일화는 30초간 다뤘다. 두 사람이 손을 붙잡고 등장하는 장면에서 시작해 합동유세를 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반면,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내용은 4분 동안 다뤘다. 안 후보가 윤 후보를 비판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여기에는 “대선 완주 의지를 수차례 밝혔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윤석열 후보에 대한 비판을 해왔다”는 내레이션이 깔렸다. 두 사람의 단일화가 이뤄진 후 반응도 다뤘다. 특히 국민의당 홈페이지에 당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며 ‘이재명으로 갈아탑시다’ ‘기호 1번 이재명 후보 지지합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화면을 보여줬다.

지난해 3월 8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 노무현·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과 이명박·박근혜 정부 법무부 장관을 비교하는 그래픽이 방영됐다. /MBC

이밖에 검찰 개혁에 대한 두 후보 공약 비교에서도 과거 정부 검찰 출신 중용의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집중적으로 다뤘다고 제3노조는 비판했다. 성명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MBC 측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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