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이 곧 역사'…메이저 24승 조코비치, '빅3 시대' 마침표 찍다

문대현 기자 2023. 9. 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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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윔블던 제외 3개 메이저 대회 모두 우승
라이벌 페더러-나달 넘고 명실상부 '최고 별'
US오픈에서 우승한 조코비치. ⓒ AFP=뉴스1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로저 페더러(42·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7·스페인), 그리고 노박 조코비치(36·세르비아). 이들은 20년 가까이 남자 테니스를 지배해 오며 '빅3'로 불렸다.

팬들은 이들 중 누가 역대 최고의 선수인지 논쟁해왔는데 조코비치가 US오픈 우승으로 쉽사리 깨지지 않을 기록을 세우면서 자타공인 최고로 불릴 수 있게 됐다.

조코비치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3위·러시아)를 3-0(6-3 7-6 6-3)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으로 지난해 대회에 불참한 조코비치는 미국 정부의 방역지침 변경으로 올해 US오픈에 컴백했고 복귀 무대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비상했다.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24번째 그랜드 슬램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조코비치는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우선 남녀 테니스 역사를 통틀어 마거릿 코트(호주)와 함께 역대 최다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을 달성했다.

1987년생 조코비치는 1968년 이후 US오픈 남자 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도 세웠다. 1970년에 우승한 켄 로즈월(호주)의 35세를 넘어 새 역사를 썻다.

젊은 선수들의 도전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한 조코비치는 세계 랭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를 끌어내리고 1위로 복귀했다.

일일이 나열한 기록들 외에도 조코비치의 이번 우승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2000년 이후 세계 테니스계를 함께 이끌어 오던 페더러와 나달을 이제 확실히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젊은 시절 조코비치는 불 같은 성격으로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해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 사이 페더러는 2018년 30대 후반의 나이에 17연승을 달리는 등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했고, 나달은 지난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정복하며 가장 먼저 22회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따냈다.

반면 조코비치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 문제로 호주오픈과 US오픈 출전이 불발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환호하는 조코비치. ⓒ AFP=뉴스1

그러나 올해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페더러는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해 은퇴를 선언했고 나달도 부상에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코비치만 건재하다.

조코비치는 36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올해 열린 4번의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중 3개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윔블던에서는 준우승했다.

조코비치가 한 해에 3개 메이저 대회를 휩쓴 것은 2011년과 2015년, 2021년에 이어 올해가 네 번째다.

특히 30세 이후인 2017년부터 12개의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나달과의 메이저 최다승 기록 격차를 2승으로 벌렸다. 나달이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조코비치의 기록은 한동안 깨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아울러 역대 세계 1위 기간에서도 조코비치가 390주로 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페더러가 310주, 나달은 209주로 격차가 크다.

조코비치가 지난해 잠시 주춤할 땐 신예 알카라스가 치고 올라와 새로운 황제로 등극하나 싶었지만 US오픈의 전초전인 ATP 투어 웨스턴 앤 서던 오픈 결승전에서 3시간 49분간 진행된 혈투 끝에 알카라스를 2-1(5-7 7-6 7-6)로 물리쳤고, US오픈에서도 왕좌를 빼앗기지 않았다.

여전한 기량으로 명실상부 최고의 자리에 오른 조코비치는 큰 부상만 없다면 내년에도 전성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눈 앞의 산을 하나씩 정복하고 있는 조코비치가 내년에는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해 4개 그랜드슬램 대회서 모두 우승)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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