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윤 대통령 "국제사회 기여, 대한민국 국민 위한 것"
"국제사회 도움으로 경제 강국…책임 있게 기여"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인도네시아·인도 순방을 마치고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경제대국에 걸맞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38차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생중계 모두발언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특히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전후 폐허에서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나라로 그만큼 책임 있게 기여하고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각 국가가, 특히 경제 대국이 어떤 기여를 하는지, 책임을 다하는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책임 있는 기여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5~11일 5박7일 일정으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다자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수행했다.
다음은 국무회의 모두발언 전문.
▶저는 월요일 오전 5박7일의 아세안과 G20 외교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6개의 다자회의, 20개의 양자 회담, 모두 33개의 숨 가쁜 외교, 경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많은 국가 정상들과 함께한 다자회의에서는 역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력, 자유로운 교역과 평화 구축을 위한 규범 기반의 질서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양자 정상회담에서는 대화 상대 국가별로 특화된 협력 방안을 협의하고 우리 기업과 국민들의 해외 경제 사회 활동, 해외 진출과 상호 투자, 개발 협력 문제에 대해 핵심 사안들을 논의했습니다.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인도와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는 젊고 활력있는 인구와 방대한 시장을 보유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 국가들입니다.
인도-태평양지역은 우리 기업들이 가장 역점을 두고 진출을 준비 중인 핵심 시장입니다.
이번에 인도의 모디 총리와 별도 정상회담을 갖고, 자동차와 같은 전통적 제조업 분야의 투자 협력을 넘어, 전기차를 포함한 첨단제조업, 디지털, 그린산업 투자 협력, 그리고 우주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
인도는 최근에 세계 최초로 달 탐사선을달 남극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독보적인 기술을 인도가 갖고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고 제조하는 우주경제 산업은 우리가 앞서 있습니다. 우주경제에 있어 양국 간 상호보완적 협력 구조가 대단히 크다는데 모디 총리와 뜻을 같이했습니다.
지난 4월 국빈 방미 때 미국의 NASA와 우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협력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인도와도 우주과학 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러한 합의가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우주 분야의 협력을 주도할 우주항공청이 빠른 시일 내에 설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미래의 우주경제에 투혼을 불사를 우리 청년들이 지금, 국회에 제출된 우주항공청 설립 법안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올해 초 발효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이것을 FTA와 같은 것으로 보면 됩니다. 이 CEPA를 적극 활용하여 양국 간 교역과 투자를 확대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상회담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계기에 핵심 광물, 전기차, 원전, 할랄식품, 병원 운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총 22건의 협력 MOU와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나라는, 해외 시장을 안방처럼 누비고 다녀야 경제에 활력이 돌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납니다. 수출과 기업의 해외 진출이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저는 인태지역 국가들과의 양자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을 논의할 때마다, 우리 기업의 해외 영업 활동을 제약하는 상대국의 중간재와 자본재에 대한 수입 규제 정책이 상대국의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저는 취임 직후부터 늘 국내 국정운영과 대외 관계에 있어 자유, 인권, 법치에 기초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이러한 일관된 국가 기조 없이는 국가 간 협력과 민간의 통상 관계가 불가능합니다.
불합리한 정부 규제와 관여 그리고 예측불가능성은 기업의 투자와 교역을 꺼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역내 글로벌 안보 협력은 자유로운 투자, 교역, 성장의 기반입니다.
이번에 다자외교 무대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많은 정상들이 제가 늘 국제회의에서 강조해온 자유, 평화, 번영의 기조를 함께 언급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비해 더 많은 나라의 정상들이 북핵 위협이 인태지역의 평화와 경제 발전에 중대한 방해 요소임을 지적하면서, 유엔 회원국은 물론 모든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해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발언하였습니다.
저는 중국의 리창 총리와 만나 한국과 중국은 공히 다자주의, 자유무역주의를 강력히 지지해 온 만큼 그 전제가 되는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 구축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하였습니다.
또한, 북핵 위협이 우리 대한민국에는 그야말로 실존적 위협인 만큼, 북한 문제가 한중 관계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아울러, 북핵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한미일 3국의 관계가 더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언급하고, 한중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이번 순방 기간에 리창 총리와 기시다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재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였습니다.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 일본의 기시다 총리와도 만찬장을 비롯한 다양한 계기에 만나 긴밀한 대화를 가졌습니다.
안보, 경제, 과학기술에 관한 캠프 데이비드 3국 협력 체계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미일 3국 국민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엄청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점에 공감했습니다.
저는 G20 정상회의에서 어려운 나라,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 대한 개발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더욱 확장해 나갈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대한민국은 특히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전후의 폐허에서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나라로서 그만큼 책임 있게 기여하고 도와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대규모 재난에 처한 나라, 군사 침략을 받은 나라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합니다.
국제사회는 각 국가들이, 특히 경제 강국들이 어떠한 기여를 하는지, 책임을 다하는지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습니다.
책임 있는 기여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존중받고 리더십을 가지는 것은 결국 그 수혜가 우리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입니다.
또 경제적으로 보더라도 개발 협력은 수원국 뿐만 아니라, 지원국에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우리 기업의 수출과 해외 진출을 위해서라도 개발 협력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아울러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AI 국제 거버넌스 마련에 협력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러한 거버넌스는 인류의 자유와 후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립되어야 합니다.
저는 AI와 디지털에 대한 공정한 접근과 디지털의 안전한 사용이 보장되어야 디지털 문화와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음을 작년 가을 뉴욕대학과 금년 상반기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강조한 바 있습니다.
AI와 디지털의 오남용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 확산을 방지하지 못한다면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고, 또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시장경제가 위협받게 되며, 우리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삶 또한 위협받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참여 국가의 정상들 역시 이러한 위협에 대해 적극 공감했습니다.
한편, 지금은 디지털의 고도화로 모든 문화와 산업이 디지털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의 보급과 활용이 미흡한 국가, Digital South에 대해서는 전 세계가 함께 지원함으로써, 디지털 격차, Digital Divide를 축소하고 국가 간의 공정한 디지털 접근을 보장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에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제가 발표한 3000만 불 규모의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프로젝트’ 추진은 아세안 국가들의 디지털에 대한 공정한 접근과 후생 증진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저는 양자 회담 계기마다 대한민국이 적극 유치하고자 하는 2030부산엑스포가 인류 전체의 도전과제에 대한 솔루션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지난주 순방으로, 제 취임 이후 약 1년 4개월 동안 전 세계 50여개 국가의 정상들과 만나 양자 회담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재임 중에 대한민국 국민과 기업이 진출해 있는 모든 나라의 정상들과 만나고 국민과 기업을 뒷받침할 것입니다.
관계 부처에서는 이번 순방에서 도출된 합의와 이행과제들을 차질 없이 챙겨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후속 조치에 속도감 있게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신흥전략시장인 인도, 인도네시아와의 본격적인 경제 협력에 대비하여 민간 부문을 포함하여 각 급의 다양한 소통 협의 채널도 전면 재점검, 재정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 비통한 소식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의 정상화가 시급합니다.
저는 대선 때 교육 현장의 정상화를 위한 교권 보장을 강조했고 이를 국정과제로 채택했으며,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 권한을 법제화한 「초중등교육법」개정을 마무리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당장 올 가을 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될 생활지도 고시가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습니다.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 금지행위 위반으로 보지 않는 「초중등교육법」 그리고 「유아교육법」, 또 악성 민원을 교권 침해로 규정하는「교원지위법」,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보호자의 협조 의무를 규정한 「교육기본법」등 교권 확립과 교원 보호를 위해 제출된 법안이 지금 국회에서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속한 처리를 바랍니다.
아울러, 교사의 정당한 교권 행사가 형사처벌되지 않도록 교육부와 법무부는 우선 형법 20조의 정당행위 규정에 따른 위법성 조각 사유가 적용될 수 있도록 정당한 교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신속하게 만들어 주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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