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현대차 울타리 넘어 글로벌 고객사 확대 ‘속도’

박민 2023. 9. 1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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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티브 마켓 넘어 글로벌 OEM 수주 강화
전세계 11개국 33곳서 생산·판매·연구개발
북미·유럽·인도서 친환경차 시장 공략 속도
“조만간 하이브리드 듀얼모터 시스템 양산”

[이데일리 박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주로 차량 파워트레인(구동계)과 시트 생산을 담당하던 현대트랜시스가 미국과 유럽, 인도 등지에서 글로벌 완성차 OEM을 상대로 신규 수주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부품 산업도 기존의 완성차 특정모델을 전제로 한 개발보다는 경량화, 연료 효율성 등의 기술력이 우선시됨에 따라 현대차·기아 울타리에만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에서다.

특히 최근 현대모비스가 독일의 폭스바겐사(社)로부터 수조원대의 전동화 부품을 수주하는 등 그룹내 부품 계열사마다 논캡티브 마켓(Non-Captive Market·그룹 외부 시장)을 겨냥해 공격적인 수주 확대에 나선 것과 기류를 함께 하는 분위기다.

현대트랜시스 전동화 파워트레인. (사진=현대트랜시스)
12일 현대트랜시스가 이달 초 발간한 ‘2023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중국 7개, 인도 3개, 유럽 4개, 미주 10개 등 총 11개국 33개의 생산·판매·연구개발 거점을 통해 글로벌 사업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의 강점인 ‘전동화 파워트레인’과 ‘자율주행차 시트’ 분야에서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기술을 선도하겠다는게 현대트랜시스의 비전과 전략이다.

우선 미국 완성차 기업의 제조 본산인 미시건주에 있는 현대트랜시스 미시건지점과 전기차 생산, 기술·개발 기지가 몰려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캘리포니아지점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삼아 전동화 제품 수주에 총력을 쏟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현재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이외에도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과 루시드에도 차량용 시트 납품 계약을 체결해 공급 중에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 유럽테크니컬센터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 완성차기업에 전동화 파워트레인 솔루션을 제공해 유럽시장에서 현대트랜시스의 친환경차 핵심부품 경쟁력을 높여가겠다는 전략이다. 급부상하는 인도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 첸나이법인, AP법인, 인도 테크니컬 연구센터를 운영, 현대차· 기아 차량의 시트와 파워트레인을 생산하며 현지에서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미래형 모빌리티 컨셉시트.(사진=현대트랜시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산업은 친환경차 시장 및 정책의 활성화에 따른 관련부품(모터, 배터리, 인버터 등)의 효율성, 고연비 달성을 위한 경량화, 자율주행과 운전자 편의를 위한 연결성과 지능화 등이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며 기존 생산체계와 가치창출의 방식에도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독자 수주능력 보유 여부에 따라 성장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규 매출처 발굴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가 현대차·기아를 넘어 글로벌 고객사 다변화도 가능할 것으로 자신하는 이유는 기술력에 있다. 지난 2019년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통합해 출범한 현대트랜시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동 변속기, 수동 변속기, 듀얼 클러치 변속기, 무단 변속기, 하이브리드 변속기 등의 자동차 변속기 전 라인업 생산이 가능한 회사다. 자동차 시트도 소형 세단부터 대형 승용형 다목적차(SUV), 전기차, 목적기반형차(PBV)를 아우르는 맞춤형 시트를 생산 중이다.

이러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발판삼아 현대트랜시스는 내연기관 차량을 넘어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하이브리드차(HEV)까지 모든 종류의 친환경 차량에 적용 가능한 전동화 파워트레인 개발을 마쳤다. 또한 자동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로 확장됨에 따라 모빌리티 공간 안에서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가변형 시트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가 시트 충돌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트랜시스)
이중 현대트랜시스가 독자 개발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구동시스템 ‘e²AT’는 조만간 양산에 나선다. 내연기관의 엔진과 전기 구동모터 등 두 가지 동력원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는 구동모터의 경우 단일모터 체계가 많았지만 현대트랜시를 이를 듀얼모터 체계로 개발했다. 전기모터를 두개로 늘리고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동력 성능과 연비 경쟁력을 대폭 향상시켰다.

또 현대트랜시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전기차용 AWD(상시사륜구동) 디스커넥터는 도로 및 주행 상황에 따라 보조 구동축의 동력전달을 끊어 이륜구동으로 전환함으로써 불필요한 에너지 손실을 방지한다. 약 6~8%의 효율 향상을 통해 동일 배터리 용량 대비 향상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AER)를 실현하여 제품경쟁력 역시 확보했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자동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로 확장됨에 따라 자동차의 실내 공간 역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시트의 경량화를 통해 주행거리 향상을 꾀하고, 탑승객이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시트의 움직임, 기능, 형태를 토탈 인테리어 관점에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이러한 연구개발 성과로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시장조사업체 J.D. 파워에서 실시한 시트 품질 만족도 조사에서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매년 상위권에 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현대트랜시스는 지난해 매출 10조2562억원. 영업이익 1517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매출 기준 글로벌 부품사 순위 35위를 기록중이다. 세계 11개국에 33개 거점에서 9988명(국내 4045명·해외 5943)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박민 (parkm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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