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신중론자, 테슬람이 된 이유…"상상 이상 더 큰 것이 온다"
테슬라에 유보적인 입장이었던 한 애널리스트의 변심이 테슬라 주가를 하루 만에 10% 폭등시켰다.
테슬라는 11일(현지시간) 10.1% 급등한 273.58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에 '보유' 의견을 제시해왔던 한 애널리스트가 테슬라의 AI(인공지능) 역량을 극찬하는 테슬람으로 변해 낙관적인 보고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낙관론의 원인은 전적으로 테슬라의 AI(인공지능) 역량 때문이다. 그는 "자율주행차는 모든 AI 프로젝트의 어머니라고 묘사돼 왔다"며 "자율주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슬라는 맞춤형 칩의 새로운 한계를 뛰어넘는 최첨단 슈퍼컴퓨팅 아키텍처를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테슬라는 도달 가능 규모가 10조달러에 이르는 (AI) 시장에서 비대칭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나스가 언급한 최첨단 슈퍼컴퓨팅 아키텍처는 '도조'(Dojo)를 말한다. 도조는 전세계 테슬라 전기차들이 찍은 비디오 영상들을 통해 AI에 운전 역량을 학습시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는 AI 슈퍼컴퓨터이다.
테슬라는 이 도조에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한 맞춤형 칩도 사용하고 있다. 조나스는 테슬라가 엔비디아에서 GPU를 구매하기보다 가능한 자체 개발한 GPU를 사용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조는 여전히 개발 초기 단계지만 우리는 도조의 활용 분야가 장기적으로 자동차산업을 넘어설 것으로 믿는다"며 "도조는 시각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로보틱스와 헬스케어, 보안 등과 같은 시각 기반 AI 모델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테슬라가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에서 진전을 이루면 제 3의 도조 서비스가 테슬라의 다음 성장 스토리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도조가 자율주행 이외의 다른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말 출시돼 AI 붐을 일으킨 챗GPT는 텍스트 기반의 AI이다. 현재까지 시각 기반의 AI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기술은 없다.
특히 조나스는 2030년이 되면 테슬라가 도조를 통해 가능한 여러 서비스와 자율주행 시스템, 자동차 충전 서비스, 차량 유지 및 보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콘텐츠 등과 같은 전기차의 구독 소프트웨어로 각 자동차 운전자들로부터 매월 2160달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는 지난 1일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의 일시불 가격을 1만5000달러에서 1만2000달러로 낮췄는데 이는 FSD 소프트웨어 사용자를 늘려 도조에 더 많은 운전 영상 데이터를 공급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도조는 전세계에서 운행 중인 테슬라 전기차가 보내오는 운전 영상을 보고 여러 상황시 어떻게 운전해야 하는지를 학습하고 있다. 시각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도조가 학습하는 운전 역량은 더 고도화된다.
조나스는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자동차회사인지 기술회사인지 오랫동안 논쟁을 벌여 왔는데 나는 둘 다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특히 테슬라 가치의 가장 큰 잠재적인 동인은 전기차 생산 및 판매가 아니라 소프트웨어(SW)와 서비스라고 지적했다.
이는 테슬라가 전기차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하더라도 자동차회사치고는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일각의 비판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특히 GM의 자율주행차 개발회사인 크루즈는 이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인 자율주행차를 운행하고 있는데 테슬라가 오히려 뒤처진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서는 12일에 출간될 월터 아이작슨의 머스크 평전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이작슨은 머스크 전기 출간에 앞서 지난 9일 CNBC에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책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아이작슨은 지난 8월25일 머스크가 다른 사람들과 테슬라에 탑승해 내부에서 테스트하고 있는 FSD 버전 12를 이용해 팔로알토 시내를 주행하는 45분짜리 동영상을 유튜브와 X(트위터)에 올린 사실에 주목했다.
당시 머스크는 45분간의 자동차 운행 중에 좌회전 신호에서 차가 직진으로 출발할 때 단 한번만 운전대를 잡았을 뿐 나머지는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했다.
하지만 FSD 버전 12는 AI가 수십억개의 운전 영상 자료를 직접 처리해 스스로 각 상황에 맞게 운전하는 방법을 학습한다. 이는 챗GPT 같은 거대 언어 모델 AI가 사람들이 작성한 수많은 글을 학습해 사람들의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는 것과 같다. 이는 인간이 모방을 통해 학습하는 방식과 똑 같은 것이다.
아이작슨에 따르면 머스크가 자율주행 접근 방식을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처리해 학습하도록 바꾼 것은 불과 8개월 전인 지난해 12월이었다.
테슬라 자율주행팀의 젊은 직원인 다발 슈로프는 지난해 12월 머스크가 참석한 회의에서 새로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소개하며 "이건 챗GPT와 같지만 자동차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잡한 운전 상황에서 사람이 어떻게 운전하는지 보여주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한 다음 컴퓨터의 신경망(neural network)이 그것을 그대로 모방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빨간 불일 때는 멈추고 초록 불일 때는 진행하라는 식의 규칙을 사람이 정해 코딩하는 것이다. 테슬라 엔지니어들은 여러 운전 상황에 맞춰 규칙을 미리 정해줘야 했기 때문에 수십만개의 C++ 코드를 작성하고 계속 업데이트해야 했다.
슈로프가 제안한 방식은 전혀 달랐다. 그는 "규칙에 따라 자동차의 적절한 경로를 미리 정해주는 대신 우리는 컴퓨터 신경망이 인간이 수행한 수백만 건의 운전 사례를 직접 학습해 자동차 스스로 적절한 경로를 결정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는 사람이 학습을 통해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사람의 두뇌 신경망은 다른 사람들이 수행했던 수천 개의 유사한 상황을 학습해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는 결정을 한다. 사람은 이런 방식으로 말하는 것, 운전하는 것, 체스 두는 것 등을 배운다.
이는 컴퓨팅 공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앨런 튜링이 1950년에 '컴퓨팅 기계와 지능'이라는 논문에서 구상한 머신 러닝의 접근 방식이며 1년 전 AI 붐을 일으킨 챗GPT의 접근 방식이기도 하다.
신경망 기반의 자율주행차는 신호등 기둥이 넘어졌거나 도로에 파편이 널려 있을 때 장애물을 피해 자선을 넘는 등 필요에 따라 몇 가지 규칙을 어기며 운행할 수 있다. 규칙 기반의 자율주행차는 운전하기 어려운 비구조화된 상황에서도 대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머스크는 "제임스 본드 스타일로 운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방에서 폭탄이 터지고 하늘에서 UFO가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자동차가 아무 것에도 부딪히지 않고 달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작슨은 이 덕분에 테슬라가 다른 자동차회사 및 AI회사보다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전세계 200만대의 테슬라 자동차에서 매일 비디오 영상을 수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가 100만개 이상의 비디오 영상을 AI에 학습시키려면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 동안 테슬라의 AI는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더 고도화될 수 있다.
아이작슨에 따르면 테슬라는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 대로 FSD 버전 12를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한 가지 문제는 아무리 모범적인 운전자라고 해도 상황에 따라 교통 규칙을 어겨도 되는 상황이 있는데 신경망 소프트웨어는 인간의 이러한 행동까지 모방한다는 점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율주행차도 사람처럼 상황에 따라 교통 규칙을 어겨도 되도록 허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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