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 인상 사이클 마쳤다…내년 금리 1%포인트 인하”

전미은행가협회 경제자문위 “금리 유지하다 내년 낮출 것”
“경제 성장률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도 연준 목표치 수렴”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사이클은 이제 마무리되는 단계일까. 연준이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다가 내년 중 100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미국 경제학자들의 전망이 나왔다. 계속된 긴축 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크게 반등하기는 힘들겠지만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있다는 예측도 함께 제시됐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준 본부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전미은행가협회(ABA) 경제자문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신 전망을 통해 연준이 내년 5월까지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 중 100bp, 즉 1%포인트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ABA의 경제자문위는 북미 대형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14명으로 구성됐다. 경제자문위원장인 시모나 모쿠타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의 상황을 고려할 때 대다수 자문위원들은 연준의 긴축 사이클 과정이 마쳤다고 믿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자문위는 현재 4% 이상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내년말 약 3.6%, 30년 만기 모기지금리는 같은 기간 8% 근처에서 6%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실질 경제 성장률은 올해 1분기 연평균 2.1%에서 이후 3분기 동안 연평균 1.0% 미만으로 둔화될 것으로 봤다. 내년 후반에는 경제 성장 모멘텀이 약간 나아지겠지만 개선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연준의 고민거리였던 인플레이션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경제자문위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올해 연평균 약 4%에서 내년 2%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수렴하게 되는 셈이다.

단기 경기 침체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경제자문위는 경제자문위원장인 시모나 모쿠타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연착륙할 확률은 6개월 전보다 훨씬 좋아졌지만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아직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며 “상품, 서비스, 노동시장 전반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더 잘 맞아야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경기 침체 위험은 낮아졌다고 자문위원들은 보고 있다. 다만 내년 경기 침체 확률은 50% 정도로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경기 침체 리스크에는 통화 긴축 영향 등이 주로 언급되지만 정부 셧다운 장기화, 지정학적 긴장 같은 이벤트성 요인들도 포함됐다.

주택 투자는 6개 분기 연속 하락했는데 이후 바닥을 찍으면서 내년까지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봤다. 다만 주택 가격이 회복되기 시작하는 내년 4분기까지는 전국 평균 기준으로 주택가격이 소폭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