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장관, 사의 표명 “野 탄핵 추진에 안보 공백 사태 우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2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들었다”면서 “최근 정치권서 탄핵 얘기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장관으로서 안보 공백 사태를 우려해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금주 내 개각을 발표하면서 이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국방부는 신임 장관 취임시까지 차관 대행 체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 탄핵을 공식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사표 제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유 대변인은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이 안보 장기 공백을 초래하는 탄핵을 하겠다면 불가피하게 그런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며 “탄핵 소추 전에 장관이 사표를 제출해 사의가 되면 탄핵 요건 자체가 없어져 버리니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국회법상 장관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장관 직무가 정지되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장관은 사퇴하거나 해임될 수 없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의결해 이 장관의 직무를 정지시키면 후임 교체가 원활하게 진행되기가 어렵다.

유 대변인은 “(민주당이) 조사 외압이라고 하는데 누구는 조사하고 누구는 조사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니다”며 “법률 판단에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이첩 보류 지시를 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탄핵소추안 발의가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탄핵소추안을 처리하면) 해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국회법상 규정”이라면서 “후임도 지명을 할 수가 없고 6개월간 안보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방부를 포함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 장관 교체 인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가부 장관은 공석으로 남겨 둘 가능성도 시사했다. 유 대변인은 “여가부 부분은 대통령이나 여당에서 이미 여가부 폐지와 관련한 정부 조직개정안까지 낸 상황”이라며 “상황에 따라서 공석으로 두는 것도 검토된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개각 시점에 대해서는 “날짜를 추측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에서 탄핵까지 언급하는 이런 상황에서 계속 미룰 일은 없을 것 같다”며 “대통령께서 1년 한 4개월여 각종 업무평가 하시면서 국정의 기조 변화를 꼭 줘야 하겠다고 판단하신 부분이 있으신 모양”이라고 말했다.